작년에 나는 한 대형 유통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의 신뢰를 쌓고
일터에 흥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에 대해 강연을 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한 조종사는 비행기가 이륙하고 나면 컴퓨터에서
탑승자 명단을 무작위로 뽑아 내어 그 승객에게 자사의 비행기를 이용해 줘서
고맙다는 쪽지를 보낸다는 등의 몇 가지 예를 들면서 나는 저마다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가지고 일터에서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식을 모색할 것을 역설했다.
강연을 하고 3주일쯤 지났을 때 매장에서 상품 포장 일을 한다는 '자니'라고 하는
그 회사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내 강연이 무척 마음에 와 닿아
바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매일 밤 컴퓨터 자판에 익숙해지기 위해
일기를 쓰듯 자신이 하루를 보내면서 느낀 소감을 타자로 치면서 연습했단다.
그리고 좋은 글이 떠오르면 따로 저장했다가 프린터로 수백 장 출력해,
매장에서 채소를 포장할 때마다 쇼핑백에 자신이 작성한 그 글을 함께 담아 주었는데,
손님들은 창의적이고 유머러스한 그의 글을 좋아했다.
몇 달 뒤 자니의 매장 지배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과 자니가 우리 매장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어요.
오늘도 자니의 계산대 앞에는 그가 쓴 쪽지를 받고 싶어하는 손님들이 길게 늘어서 있어요.
그뿐아니라 이젠 화훼 코너에서도 부러진 꽃송이를 따로 모아 매장을 찾는
할머니나 아이들에게 달아주고, 또 스누피 만화를 좋아하는 정육부의 한 직원은
자기 돈으로 스누피 스티커를 오만 장이나 사서 고기를 포장할 때마다 붙이고 있어요.
매장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니까 손님들의 반응도 다들 싱글벙글이에요."
이런 것이 바로 자신의 일터에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따뜻한 마음이 오가는 일터>, 바바라 글란즈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