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수필가 찰스 램은 인도의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날마다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해 다섯 시까지 줄곧 일에 매달렸다.
그러다 보니 책도 마음대로 읽을 수 없었고 글을 쓸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늘 자기 마음대로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세월이 흘러 그가 정년퇴직하는 날이 되었다.
그는 구속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며 무척 기뻐했다.
"선생님, 명예로운 정년퇴직을 축하합니다."
찰스 램의 평소 소원을 알고 있던 여직원이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이제는 밤에만 쓰던 작품을 낮에도 쓰게 되셨으니 작품이 더욱 빛나겠군요."
찰스 램도 활짝 웃으며 유쾌하게 대답했다.
"햇빛을 보고 쓰는 글이니 별빛만 보고 쓴 글보다 더 빛이 나리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찰스 램은 혼자 중얼거렸다.
'아아, 이렇게 자유로운 몸이 되기를 얼마나 학수고대했던가!'
그러나 3년 뒤 찰스 램은 정년퇴직을 축하해 주던 여직원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사람이 하는 일 없이 한가한 것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보다 얼마나 못
견딜 노릇인지 이제야 분명히 알게 되었다오. 바빠서 글 쓸 새가 없다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글을 쓰지 못하는군요. 할 일 없이 빈둥대다 보면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자신을 학대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그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오.
좋은 생각도 바쁜 가운데서 떠오른다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소.
부디 내 말을 가슴 깊이 새겨 두고 언제나 바쁘고 보람 있는 나날을 꾸려 나가기 바라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101가지 이야기>, 이종주, 서교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