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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엄마의 일기장

     날짜 : 2002년 12월 10일 (화) 6:49:13 오후     조회 : 662      
알뜰하게 생활한 덕분에 결혼 1년 만에 전세방으로 옮기고 아이도 태어났다.
이런 게 행복이구나싶을 즈음 남편이 교통사고를 냈다.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에 필요한 차를 샀는데 미처 보험에 들기 전에 사고가 난 것이다.
전세금을 빼 남편 차에 받힌 아주머니와 겨우 합의하고 우리는 지하 단칸방으로 이사했다.
상상하지 못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사탕 값 50원이 없어 조르는 아이를 때리기도 여러 번, 집들이 때 들어온 세제를
가게에 가져가 필요한 물건으로 바꿔 오기도 했다.
하루는 아이 볼에 잡채 한 올이 붙어 있기에 어찌된 일인가 했더니 개 밥그릇에 있던
잡채를 주워 먹은 것이었다. 깔깔 웃어 대는 주인아주머니 앞에서 나는 통곡했다.
시장에 시래기를 주우러 간 적도 있다.
떨리는 마음을 누르고 시장 한켠에서 배춧잎을 주워 담다 화들짝 놀라 집으로 달려와
봉지를 열어 보니 배춧잎 다섯 장이 들어 있었다.
눈물을 닦으며 끓인 배추된장국을 상에 올렸지만 남편은 이놈의 된장국 지겹다며
숟가락을 놓아 버렸다. '야속한 사람! 어떻게 얻은 시래기인데...' 울컥 서러움이 북받쳤다.
어느새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다.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내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어 댔다.
그동안 써 온 내 일기를 본 것이다.
"엄마! 이렇게 힘들게 살았어? 엄마 얼굴이 항상 밝아서 난 몰랐어."
남편을 원망하고 미워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나는 아무 대꾸도 못했다.
일기장을 본 뒤 아이는 부쩍 컸다.
아이가 "엄마, 나 공부 열심히 해서 엄마아빠 고생한 보람 느끼게 해줄게요."라고 할 때는 가슴이 뭉클하다.
이제 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 속에 남아 있는 '희망'의 뜻을 알 것 같다.
두 아이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는 한 언제까지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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