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헤밍웨이의 소설 쓰는 자세 - 월간 '좋은생각(2001년 09월)' 에서 발췌.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있거라> 등의 소설로 명성을 얻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기자로 참전한 2차 대전이 끝나자 쿠바의 핑카라는 곳에 정착해 잠시 중단한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는 거대한 청새치를 낚아 운반하다가 결국 상어들에게 빼앗기고 마는 쿠바의 늙은 어부에 대한 이야기 <노인과 바다>로 1953년 퓰리처상을, 다음해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어느 날 헤밍웨이에게 한 친구가 찾아왔다. 한참 소설 쓰는 일에 열중해 있던 그는 친구가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도 쉽게 펜을 놓을 수 없었다. 곧 나올 거라던 헤밍웨이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자 기다리다 못한 친구는 서재로 직접 그를 찾아갔다. 글을 쓸 때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는 헤밍웨이였기 때문에 그 친구는 처음으로 헤밍웨이가 글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헤밍웨이는 큼직한 의자는 한켠에 놓아 두고 한쪽 다리고 선 채 글을 쓰고 있었다. 친구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왜 한쪽 다리로 서서 그러는 거야?\"
그러자 헤밍웨이는 의자에 털썩 앉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런 자세로 한참 글을 쓰다 보면 힘이 들어서 더 쓰고 싶어도 더 길게 쓸 수가 없거든. 쉽게 빨리 쓰여진 글은 좋은 글이 될 수 없는 법이지.\"
헤밍웨이는 그렇게 한쪽 다리고 서서 한 번에 적은 양의 글을 신중하게 쓴 다음, 퇴고할 때는 의자에 편안히 앉아 천천히 다듬었다. 그것은 작가로서 그가 지키고자 했던 장인 정신이었다.
- '쉽게 빨리 쓰여진 글은 좋은 글이 될 수 없는 법이지' .. 장인 정신.. 예술가의 집념.. 모든 것을 쉽게 쉽게 생각하고 행동해가는 요즘 세상에서, 정말 본 받아야 할 자세가 아닐런지.. Young-pur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