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연설이나 발언에는 공허한 말이 없다.
구호도 보이지 않는다.
정확하고 실무적인 이야기가 主이고 비전을 이야기할 때도
""민족중흥""이나 ""조국근대화""처럼 우리 역사에 뿌리박은,
실천 가능한 구체적 목표를 설정한다.
그는 억지로 도덕적인 체하려는 僞善과 말장난을 가장 경멸했다.
그는 사물의 판단기준을 실천에서 구했지 말에서 구하지 않았다.
그는 곁에 있는 것, 작은 것, 구체적인 것을 정확하게 다지고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작은 것의 축적만이 큰 것을 만든다는 신념속에는 미신과 요행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그는 1973년 연두순시 때 학교 새마을 운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학교의 새마을 운동은 우선 자기 학교 울타리 안에서부터 전개해야 하겠다.
학생들이 인근 부락을 도와주고 주민을 계몽하는 것도 물론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학교의 새마을 운동은 학교를 깨끗이 하고, 환경을 잘 가꾸는 일,
선생님이나 어른들을 만나면 깍듯이 인사를 하는 예의바른 학생이 되는 일,
친구끼리 고운 말을 쓰고 인정 있게 사귀는 일,
混粉食에 앞장서는 일 등 학교안에서 해야 할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학교안에는 쓰레기를 쌓아놓은 채로 농촌에 나가서는
""부락을 깨끗이 하자"" ""새마을 운동을 하자""는 식으로 한다면
새마을 운동도 성공하지 못하고, 교육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우선 학교내외가 얼마나 깨끗이 정돈되어 있느냐 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학교에서 산 교육을 하고 있는가 못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자기의 일상 주변부터 새마을 운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겠다."
꾸밈 없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다.
수많은 이해관계와 다른 가치관을 조정하면서 권력을 유지해야 하는 정치인이
말장난을 거부하고 상식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위대한 것이다.
위대한 말을 해야 위대한 정치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일을 해야 위대한
지도자가 된다.
한국의 문민 대통령들은 위대한 말을 하면 그것으로 정치의 반은 다하는 것이
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소득 2만 달러의 비전과 동북아 중심국가론은 어디로
사라졌나?
말을 즐기는 대통령은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런 이들에게 일은 즐겁지 않다. 말은 쉽고 일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