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그것을 싫어한다.
그러면서도 그 괴로움이 바로 자신의 삶을 아름답고 즐겁게 해 주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지나가 버린 고통의 나날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사람들은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썼다.
"아내는 성품이 좋은 미인이었고, 자식들도 모두 좋은 아이들이었다.
재산은 충분하여 저절로 늘어가고 나 자신은 뛰어난 재주와 건강한 체력을 가졌으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존경을 받고 명성은 세계적이다."
그러나 톨스토이는 언제나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스스로 억제해야만 했었다.
괴로움을 괴로움 통째로 받아들이지 말라. 그 괴로움을 이제 막 다가올
큰 환희를 위한 태풍의 눈쯤으로 받아들이라.
"추녀 끝에 걸어 놓은 풍경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그윽한 소리가 난다.
인생도 평온 무사만 하다면 즐거움이 무엇인가를 알 수 없다.
괴로운 일이 있음으로해서 즐거움도 알게 된다.
기쁜 일이 있으면 슬픈 일이 있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괴로운 일이 있다.
이처럼 희로애락이 오고 가고 뒤엉키어 심금에 와 닿아
그윽한 인생의 교향악은 그렇게 연주되는 것이다."
- 이규호 '에세이 채근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