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부모님들은 자기 자식한테 친구가 생기면
제일 먼저 물어 보는 것이 "걔 공부 잘하니?"
또 목소리를 좀 낮춰서 "걔네 아빠 뭐하시니?"라고 묻는단다.
물른 나도 그런 소리를 들어면서 자랐다.
지금은 그런 질문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지만 그당시엔
질색,팔색했던 기억이 난다. 물른 나도 그분들처럼
똑같이 되지 않을거란 장담은 할 수 없다.
부모의 직업과 학력이 그 사람의 현재는 물른 미래까지 짐작하게 하는
척도가 흔치 않다는 유명 박사논문도 있고 미국에서도 전문직 부모를
두면 실력이 좀 쳐져도 전문직을 가질 기회가 노동자 자녀보다 20배
높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하지만 반듯한 부모이든,그렇치 못한 부모이든간에,
부모는 걸림돌도 디딤돌도 될 수 있다.
'부시 왕조'의 계승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늘 반듯했던
아버지에 비해 한때 타락한 아들로 비교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컴플렉스로 인해 좌절-성공-그리고 재집권.
그리고 자랑스럽지 않은 부모가 되레 득(得)되는 것도 가능하다.
재일교포 유미리씨는 "행복하고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작가가 못 됐을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사교육이 기승을 부린대도
'개천에서 용 난다'는 옛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자기하기 나름아니던가.
너무 잘난 부모,유복한 환경을 가졌더래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자에겐
행복은 절대로 찾아 오지 않는다.
가까운 주변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자식들이 평생 놀고 먹어도 될 만큼의 재력을 가진 부모 때문에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도 공부를 그머리만큼 하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적당한 대학나와서,직장 생활 조금 하다가 적절하게
부모님 도움을 받아가며 편안하게 살아갈 궁리만 했었던 자식들이
있었다.
그들은 불안한 시국에 I.M.F야 뭐야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기울어진
집안형편으로 더이상 부모님의 그늘이 그리 넓지 않음을 깨닫고선
뒤늦게 눈에 불을 켜고 뭔가를 해볼려고 발부둥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드리닥친 힘든 현실에 제대로 적응하기란 쉽지 않아서
때때로 심한 좌절감도 많이 맛보게 된다. 마음고생,몸고생 또한 만만치 않다.
이제 이런,저런 시련과 고통을 겪어가면서 그동안 자신들의 마음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살아 남아야 한다"는 치열한 생존 의식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물른 지금도 늦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잘해나갈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앞에서 말했듯이 무엇을 하든 결국 자기하기 나름아니던가,
가끔씩 지나온 날들에 대해서 후회도 많이 한다.
그때 공부를 조금 더 많이 할 걸(여기서 공부란 단순히 학력을 높이기 위함이 아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견문을 더 넓힐 수 있도록 여력이 남아돌때 외국유학도 다녀올걸...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잘 될수 있을거고
충분히 행복해 질수 있을것이다.
결국 자기하기 나름이라고 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