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처럼 부드럽고 자상한 남자가 좋아요.
송혜교처럼 예쁘고 깜찍한 여성을 만나고 싶습니다.
전지현처럼 톡톡 튀는 팔등신 미인을 만나고 싶어요.
정우성처럼 터프하고 말없는 남자가 좋아요….’
우리나라 연예인들의 이름을 모두 다 열거할 순 없지만,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예인을 이상형으로 갖고 있는 듯싶다.
얼마 전 신규가입을 한, 한 남성회원도 어떤 여성을 만나고 싶냐는 질문에
“김태희같이 얼굴도 예쁘고 지적인 여성을 만나고 싶습니다.
어디 닮은 여성 없나요?”라고 서슴없이 답해 커플매니저를 잠시 당황하게
만들었다.
남성회원만이 그런 환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단아하지만 평범한 한 여성 회원도 다른 조건에서는 까다롭지 않았지만
탤런트 감우성의 분위기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어요. 감우성을 만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그 분위기를 고스란히 가진 남자가 세상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요?”오랫동안의 꿈이라고 말하는 그녀가 순수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할 말을 잊은 것도 사실이다.
사실 연예인 중 누굴 좋아하든 그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스타는 스타일 뿐이다.
스타와 내 결혼 상대가 똑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우수에 젖은 듯한 눈빛, 섹시한 입술, 한마디 건네는 것도 어딘지
달라보이는 그들 특유의 분위기, 교양 있는 말투…. 스크린 속의 그들은
매혹적이지만, 막상 그런 사람이 나의 배우자가 된다면 환상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 것이다.
그들 또한 어느 사람과 다름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어떤 스타들은 배우자감으로는 일반인보다 훨씬 못할지도
모른다.
장동건 얼굴에 성격은 박신양 그리고 말은 김제동처럼 하는 남자를
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사이버 시대에 컴퓨터로나 만들 수 있는 로봇이
아닐까. 스타는 보여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진실이기보다는 조작에 가깝다.
이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일 때만 결혼의 문턱에 들어설 수 있다.
결혼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은 TV드라마처럼 아늑한 스위트 홈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게 늘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결혼은 온갖 궂은 일까지 함께 할 수 있을 사람과의 동행일 뿐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결혼은 영영 그 사람의 꿈일 뿐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스타가 브라운관에서만 그 생명력을 발휘하듯이 말이다.
-어느 커플매니저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