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는 무의도 앞의 조그마한 섬이었다. 물이 빠지면 길이 나오고 그길고 5분만 걸어가면 된다. 섬전체도 걸어서 30분이면 섬주위를 다 둘러본다. 그길을 따라서 산등성이를 올라 반대편에 가면 영화 찍은 장소가 나온다. 건물은 철거 해서, 터만 남아 있고, 계단의 흔적과 약간의 축대가 있었다. 아무 표시도 없어 이곳이 영화의 배경이었나를 알려주는 것은 부쩍 찿아 오는 관람객들 뿐이었다. 관광버스가 6대는 왔다. 우리 산악회만 해도 2대가 왔다. 등산복차림의 사람들이 줄을 지어서 실미도로 들어갔다. 모두들 영화이야기를 했다. 세트장 철거 지시를 한 공무원이야기를 했다. 공무원도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그런 몰지각한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법대로 했다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우리 법이 선언적인 의미라서 아직도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서 법해석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영화에서는 연병장이 커 보였고 거기서 철조망을 기어고 권투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 지금은 권투장소의 말뚝만 남아 있다. 물에 뻘이 잠겨서 공터는 더 작아면 보였다. 저멀리 을왕리가 보이고 바다와 조그만 섬들이 평화롭게 보이는 이곳이 684 부대원들이 살인적인 훈련을 받고 기간병들을 살해한 장소라고는 믿어 지지 않았다. 바닷가 개벌에 붙은 굴을 따 먹고 사진을 찍었다. 실미도를 지나서 국사봉으로 올라가 갔다. 산은 나지막했으나 주변의 바다와 섬을 보면서 걸으므로 가슴이 탁트인다. 물은 우리에게 평안을 준다. 국사봉을 지나서 따사로운 공토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김밥한줄로 단출하게 싸온 나와는 달리 족발, 붙임개, 김치, 오이 무침등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잔치를 벌리다. 한분은 가방에서 양주를 두병이나 꺼내고 소주가 나오고, 둘러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했다. 호일에 쌓인 김밥을 뜯어 먹는 폼이 안되었던지, 족발과 붙임개를 한움큼 준다. 산에는 뭐든지 맛있다. 아주머니들 옆에 가면 먹을게 많이 생긴다. 이등산로는 사람들에게 알려진지 얼마도지 않아서, 사람의 발길이 없어서 오솔길 그래로 였다. 우리는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호미곳을 지나서 해안가의 환상의 길을 갈때는 섬위에 난 난간길대신에 갯벌을 걸었다. 개벌은 초록색의 입자 고운 모래와 진흑으로 되어 있었다. 입자가 고와서 뻘이지만, 단단해서 걷기에 좋았다. 파란 바다와 초록의 넓은 벌을 걸었다. 처음보는 풍경이 이곳이 분당에서 2시간도 안되는 거리지만, 먼 오지에 온거 같았다. 내려와서는 하나개 해수욕장에 갔다. 백사장도 깨끗하고 주변에 방갈로가 있었다. 가장 눈에 뛰는 것은 전망좋은곳에 모래를 마대에 담아 축대를 쌓고 전원주택하나가 서 있었다. 천국의 계단에 나온 별장이라고 한다. 젊은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건물주변에는 낚서를 해 놓았다. 연속극은 끝나서 이제는 관광지로 바뀌었다. 이건물을 짓는데 일주일이 걸렸다고 한다. 보기에도 있을것 다있는 이층 집이 일주일만에 지었다고 합니다.
주말에 산에 오면 시간이 잘갑니다. 산과 바다로 가면서 나는 생각을 하는 법을 잊어 버립니다. 그저, 경치를 보면서 마음을 비웁니다. 다정도 병인가 하여 잠못들어 하는가 ! 의 시조처럼 잡념이 많아서 잠을 이루지 못한 세월을 보내고 산을 찿았습니다. 산에서 피곤하게 움직인후에 소주 한잔을 마시면 버스에서 몸이 풀리면서 정신이 몽롱해집니다. 이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