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연 9기 백윤미
벌써 두번 째 기차여행 기행문이다. 뭘 벌써냐구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1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나에겐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다. 변한게 있다면야 나에게도 아끼고 챙겨주고 싶은 후배들이 생겼다는 것.
확실히 여행이란 건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것 같다. 전날 밤 괜스레 기분이 들떠 잠들기 전 피식 거리며 작은 웃음 짓던 내가 생각이 나서 하는 말이다.
2학년이라 그런지 여행 준비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느낀 탓에 약간의 걱정으로 불안하기도 했다.
1시 30분. 이것 역시 2학년이라 그런지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 뻔뻔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나와 우리 동기들의 행동.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는 후배들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작년 이맘 때 내 모습이 생각나 그냥 다시 한 번 웃음으로 넘겨 버리고 말았다. 사람 한 두명 늦어지고 머뭇머뭇 거리다 보니 2시가 넘어서야 출발을 하게 되었다.
커플 티를 입고 다니는 연인들의 모습이 그날은 어찌나 예뻐 보이던지. 정말 내가 즐겁긴 즐거웠나보다.
기차.. 1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차는 웬지 모를 기대감을 가져 온다. 오랜 추억속에 몸을 싣는 듯..
함께 타고 가던 다른 사람들에겐 미안했으나 우리의 설렘을 감추기는 무리였나보다. 꾸중도 들으며 도착.
이번엔 너무 피곤한 탓에 '도보여행'이 생략 되었다. 조금 힘들긴 하지만 기차여행에서 빠지면 섭섭할 시간인데.... 아쉽긴 했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살갗에 닿이는 바다 바람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낮보다얀 쌀쌀해졌지만 작년보단 덜 추운 듯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정말 바다는 변하지 않았다. 자연은... 그대로였다. 파도 소리도, 출렁이는 물결도, 모래알 밟히는 느낌까지 모두 그대로였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예전에 썼었던 '시'가 생각이 나서 피식 웃고 말았다. 그땐 무슨 생각으로 바다 이야기를 썼었는지..
많이 그립긴 그리웠나보다. 그리 친하지도 않은 녀석인데 생각 났었던 걸 보니.
어김없이 찾아온 캠프 파이어. 사실... 그 날 내 생의 최대라 해도 될 만큼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겠지...(죄송) 참 많이 후회했다. 그 때 왜 그랬는지도 후회스럽고, 일출 못 본 것도 후회스럽고.. 여러가지다. 다들 추억으로 남기라고 위로를 하니 그냥 그렇게 생각해야 겠다.
아침이 찾아오니 시간은 금방이었다. 어느새 기차여행 마무리 시간이 찾아 왔다. 돌아 오는 길이 꽤나 섭섭 했었다. 이 바다 언제 또 올란가.. 호수 위로 내려지는 벚꽃 언제 다시 구경하나.. 그렇게 아쉬운 시간은 추억으로 묻혀 버렸다. 내년 이맘 때쯤 또 이런 글 쓸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참 좋은 날이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평범한 날의 윤미가 되어 나의 자리를 지켜야겠다. 가끔 일상에 지칠때면 이번 기차여행의 추억이 나를 위로 해 줄거라 믿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