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오면 꼭 가야하는 곳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들렸을 곳...해운대...태종대...
우리는 해운대와 태종대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냈다. 철썩하는 바다를 보면서 까르르르 웃기도 하고 조용히 앉아 명상에 잠기기도 했으며 할일 없는 사람처럼 이리저리 배회하기도 했다. 서울의 명동이라는 서면에 가서 음료수도 먹었다. 내 기억속의 부산은 복잡하고 시끌벅적지근한 곳이다. 조용히 감상에 젖게하기보다는 항상 들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금방이라도 어디에선가 신나는 댄스음악이 흘러나올것만같고, 조금만 지나면 사물놀이패들이 여기저기서 한 판 굿을 벌일것만 같았다.
그날 밤, 우리는 부산진역에서 잠을 잤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곳이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으슥한 골목, 마치 5~60년대를 상기시키는 건물들, 금방이라도 여기저기서 깡패들이 몰려나와 두들겨 팰 것만 같은 스산한 분위기...그러나 우리는 그 날 밤 거기서 잤다....단지 싸다는 이유로..^^*
나는 부산진역의 방구조를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먼 옛날로 간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가 묵은 방은 2층이었다. 1층도 방이 있기는 했으나 무슨 연유인지 우리에게 방을 주지 않았다. 가운데는 커다란 마당이고 주변으로 방들이 있었다. 그리고 한 쪽 구석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으며 더 많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여자들, 남자들, 무슨 영화촬영소같은 느낌이었다. 방에 들어서면 빗물로 인해 반쯤 일어선 천장이 우리를 제일 먼저 맞았다. 한개의 조금만 형광등이 조금만 방을 비추이고 있었고, 문 옆에는 조그만 주전자와 조그만 컵 두개가 있었다. 2층은 1층보다 더 어두웠다. 그래서 더 무시무시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몸파는 여자들이 상주하는 곳같기도 했다. 잠자는 도중에 누군가가 들어와 뭔일이든 벌어질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니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그렇게 밤새도록 이야기를 하다가 늦은 새벽에야 잠이 든것 같다. 그러니 당연히 늦잠을 잘 수 밖에..해가 중천에 떳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 나간 2층은 어두침침했다.
하룻밤의 야릇한 경험을 마치고 기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청주였다. 병진이의 친척이 거기서 보신탕을 한다해서 그걸 먹기 위해서였다. 모든 여행은 끝이났다. 이제는 맘편하게 남은 돈 펑펑 써가며 설까지만 가면 되는 것이다. 도중에 청주에 들린것은 순전히 보신탕 때문이었다. 친척분이 하신다는 가게는 무진장 컸다. 우리는 5인분은 족히 될 듯한 보신탕을 하례받고 먹었다. 그리고 서울로 향했다.
회비는 너무 아껴쓴 나머지 단 몇푼씩이라도 다시 되돌려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헤헤^^*......
특별한 형식없이 그냥 그때 기억이 떠오르는데로 마구마구 써내려갔어요. 읽으시기에 불편함이 있으시다면 죄송하구여..담에 기회가 되면 동해일주를 한 다음해에 남해일주를 했는데 그것도 올릴께요..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