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컴터 뒤지다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게시판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그 곳에는 체리가 유럽여행하면서 적어둔 이야기들이 들어있었어요..
읽다보니 재미있기도하고 해서 한번 올려봅니다..
몇편으로 나눠서 올려드릴지는 모르겠지만..
읽으시는 동안 재미있는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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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땅을 밣다.
새벽 5시 30분.드디어 유럽땅,런던에 떨어졌다.
대망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서울에서 런던의 숙소도 정하지 않고 무대뽀로 비행기에 올라탄 우리는
오늘 당장 잠자리를 구하기위해서 열심히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싸고 괜찮은 숙소들에 전화를 걸어보는데
모두 full이거나 결번이다.
가이드북에서 이야기하는 여행지침에는 어디를 가건 인포메이션만 찾으면
문제의 반은 해결된거나 다름없다고 하던데 왠일인지 그것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겨우 발견한 것이 호텔 예약데스크.
이곳에서 유스호스텔도 예약을 해주는데 수수료가 5파운드,
숙박료가 23파운드란다.
뭐가 이렇게 비싸? 결국 우리는 교통의 중심 빅토리아 스테이션에 가면
숙소도 많고 인포메이션도 찾기 쉬울꺼라는 결론을 내리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지하에서 비로소 Tourist Information을 발견했다.
반색을 하며 정신없이 달려가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낯익은 말소리,
"한국사람이세요?" 한국인 민박집 아저씨였다.
문연지 15일된 조용한 가정집인데 아침주고 10파운드란다.
첫날인데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가자!
짐을 풀고 일단 시내의 빅토리아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민박집에 너무나 무거운 짐을 맡기고 스코틀랜드를 먼저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차시간을 알아보고 런던 시내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찾은 인포메이션 센터.
그런데 이곳 기차역에는 인포메이션 센터같이 생긴 데스크가 많으나
진짜 큼직한 인포메이션센터는 약간 구석탱이에 있다.
그렇지만 큼지막하기만 하지 책자는 다 투어상품 안내서뿐이고
뮤지컬 예매도 수수료를 20%나 받아먹질 않나,
숙소예약은 지방은 안되고 런던시내만 된단다. 뭐 이런게 다 있노?
첫날이니 런던에 대한 탐색전이라 생각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곳이 버킹엄 궁전.
여름이면 이곳에서는 매일 점심때 근위병의 교대식이 벌어진다.
11시 30분에 시작된다는데 딱 맞춰서 갔더니 관광객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어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교대식은 생각보다 시시했다.
근위병 교대식이라면 근엄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는데 군악대는
'O.K 목장의 결투'같은 영화음악과 팝뮤직같은 것도 연주하는데
관광객에 대한 서비스차원인가 보다.
한때 대영제국의 기세를 자랑했지만 이젠 쇠락해가는 나라의 상술을 엿보는 것 같아
조금 민망한 기분도 든다.
점심은 St.Jame's Park 에서 핫도그로 때웠다.
유럽은 곳곳에 정원이 참 많다.
빽빽한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이런 공원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한가롭게 일광욕까지 즐기고 가는 비지니스맨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리지 않았을까?
또 혼자와서 책읽고 여유를 즐기는 사람또한 많다.
왠지 동지가 많다는 느낌...
잔디위에 근사한 의자(해변에 가면 있는 누울 수 있는 의자)가 있어
너무나 좋아하며 우아하게 앉아 볼려고 했더니 역시나
4시간에 1파운드라고 써있다. 역시 유럽엔 공짜가 없다니깐....
하루종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런던의 거리를 돌아봤지만
아직 여행이 시작됐다는 것이 그리 실감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디에서 잘까, 무엇을 먹을까, 어디를 갈까 ...
이렇게 생활의 원초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시간을 쏟으면서
잡념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거리에서 잠을 자야하는 상황에서
일상에서의 나를 괴롭혔던 고민들은 끼여들 틈이 없는 것이다.
무념무상의 상태라고나 할까?
무엇을 깊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무거웠던 생각들을 덜어버리는 시간이
바로 여행인 것 같다.
그리고 그 무거움을 더는 속에서 새로운 생각이 나오는 것 같고....
TIPS
런던에서 지하철타기: 하루종일, 혹은 일주일동안 무제한으로
버스와 지하철(Underground,혹은 Tube)을 탈 수 있는
Travel Card를 사는 것이 유용하다.
가격은 구역에 따라 다른데 1~2존의 경우 £3.9(1일),£18.20(7일,사진필요)이다.
3존으로 넘어가면 가격이 조금씩 비싸진다.
그러므로 숙소를 2존안에 구하면 좋다.
Tourist Information: 주요지역에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Regent Street,Mall Gallery 앞의 British Visitor center가 최고다.
영국의 Wales,Scotland 등 각 지역별로 안내데스크가 따로 마련돼있고
다양한 무료카탈로그도 비치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관광정보도 검색가능하고 직원들이 무척 친절해
기차스케쥴까지 검색해준다.
2층에는 토마스쿡 여행사가 있는데 3파운드에 영국전역의 호스텔을 예약해준다.
영국의 지방을 여행한다면 혼자서 예약할 전화비가 더 많이 드므로
이곳에서 한방에 하는게 더 효율적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