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15일 화요일
전날 친구집에 머문 나는 평소보다 늦은 식사를 하고 조금은 게으르게
그러나 평상시와 똑같이 나설 채비를 하고 가방을 동여맨 후 부리나케 친구 집을 나왔다.
어딜갈까..
친구집에 오기전까지는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속리산엘 갈 생각이였으나
막상 갈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도! 하는 마음에 터미널로 택시를 잡아 탄후 도착하여 표를 끊을 시간
여기 저기 갈곳은 너무도 많으나
소심한 나로써는 너무도 낯선 곳이였고 무척 많은 망설임을 한 끝에 결국 속리산행 표를 끊었다.
차에 올라타니 제법 사람들이 많이 탔고 혼잡스러움 속에 한시간 사십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그러나 워낙 길치인지라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만 무작정 발을 움직였는데 바람이 몹시 차가웠지만 길을 잃을까 그런건 금새 잊어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을 따라 걸으니 식당가가 나왔는데 찬 바람을 따라 흘러 나오는 그곳의 토속음식 냄새가 어찌나 구수하고 맛깔나던지..
당장이라도 뛰어들어가 무언가라도 먹고는 싶었지만 그다지 내키지 않아 산을 향해 걷기를 서둘렀다.
조금더 걸으니 그곳은 언젠가 왔을때 보았었던 다리가 나왔고 여러 장사꾼들이 늘어선 길을 따라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냥 걷고 있으니 풀냄새며 나무냄새가 코를 어지럽게 했고
각종 생각으로 오염되있던 마음과 몸이 씻겨 나가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걷노라니 법주사 라는 절로 들어가는 곳이 나와 다시 되돌아 식당가로 향했다.
그곳까지 가기엔 내 뱃속은 무리였던 게다.
돌아오는 길엔 그 많던 식당은 왜그리 보이지 않던지,,
또 바글대던 사람들은 다 어딜 간건지,,
결국엔 청객을 하는 아저씨를 따라 식당에 가서 늘 먹던 김치찌개를 먹고 말았다.
생각같아선 그 맛난냄새를 풍기던 해물파전을 먹고팠는데..
(파전은 꼭 술이랑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떄문에..-_-;)
밥을 먹은 후 다시 그 절 입구로 갔는데
좀전엔 몰랐던.. 입장료라는게 있었다. 그걸 알았으면 애써 다시 올라가지 않았을거다. 가방도 무지 무거웠으니까.
역시나 소심했던 나는 표파는 곳앞에서 십분가량을 고민한 끝에 표를 구입하고 절을 향해 걸어갔다.
분명 십분이면 도착한다고 써있던 절은 보이질 않았지만
나뭇잎들의 속삭임과 길을 따라 흐르는 시냇물 소리
녹색 나무들의 곳곳에 물이 든 모습
그리고 신선한 공기까지..
동반자 삼아 올라가니 드디어 절이 나왔는데
당연히 처음간걸로 기억하는(속리산 입구까진 가본적 있지만) 속리산의 법주사 이것만..
그 절 속에 높게 세워진 부처하며 지하에 있는 절에 관련된걸 진열 해 놓은 곳 하며..
낯설지 않은게 언젠가 간듯한 느낌이 드는게 아닌가!
대체 언제 갔었을까 내심 고민을 하며 절을 둘러보고
다른 사람들 처럼 약수도 떠 마시고 타인의 단체사진도 찍어주고,,
절의 특유의 냄새도 맡아보고,,
여러개 진열된 부처를 바라보며 참배를 하고싶었지만.. 하도 오랫만에 들른지라 절하는 법을 잊어버려 못하고 말았다.
그렇게 법주사를 둘러본후 되돌아 오는 길
절 옆에 있는 샛길을 따라 오는데 그만 그 길이 막혀 있어서
비탈길을 타고 계곡을 건너 반대편으로 가는데 어찌나 떨리던지,,
잠깐 손을 담가본 그 계곡물은 어찌나 맑고 차던지,,
올라올때와 다른 길로 내려가노라니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산길.
구석에 마련된 발지압하는것도 해보고
눈을 감고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도 들어보고
나뭇잎비도 맞아보고,,
짧지만 너무도 좋은 시간인듯 했다.
당일치기를 계획하여 정상까지 못갔지만
언젠가 다시 들러 정상까지 꼭 가보리라고 다짐하는 바이다!
보태기.
평소 산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였는데
끈적끈적한 바다내음만 맡다가
상쾌한 산내음을 맡고오니
별미를 먹은듯한 느낌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