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7년전. 1995년에 있었던 일이다. (기억해 내느라 애썼다-_-)
사실 지금에 와서 여행기를 적는다는것이 조금 민망한 일이지만 그래도 참 재미있던 여행이었기에 이렇게 적을까한다. -_-;
한참 말 많고 좋을 나이 열여덟의 늦은 가을 쯤.
담임으로부터 수학여행을 간다는 말을 들었다. 드디어!! 기대하고 고대했던 수학여행이라니..
아이들의 환호소리는 차라리 비명에 가까웠다. 생각해보라.
사십여명의 여학생들이 소리지르는 걸.. 잠이 싹 달아날것이다.
그토록 기다렸던 우리들의 수학여행 행선지는 제!주!도 였다!
그 나이 먹도록 그렇게 멀리 여행 가본 아이들은 아마 없었을것이다.
더군다나 학교가 워낙 시골이었기에 비행기를 타본 아이도 없을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제주도에 뱅기타고 간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_+
시골 촌뜨기들이 기차 타본 애도 몇 안되는 판에 뱅기라니.. 아마 그날 흥분되서 잠 못잔 애들도 있을지 모른다 -_-;; (그래 내가 그랬다. -_-;)
세월은 유수같다고 했던가.. 흘러 흘러 수학여행 가는날이 되버렸으니..
그전날 비가 오지 않길 그렇게 기도했것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렇게 내리는 겨울비 처음봤다. (11월 쯔음이었으니..)
그래도 가보는데까지는 가보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우리 학교 선생님들
관광버스 아저씨께 우리가 가야할 행선지를 일러주시곤 우리들이 노는걸 만족스러운듯 지켜보셨다.
우리들은 그날따라 화합이 참 잘됬다. 첫 관광코스인 광주비엔날레장을 가는 동안 우린 목청껏 노래를 불러제쳤고..
드디어 그 유명한 비엔날레장에 도착을 했으니..
이것참.. 비는 점점 퍼붓고 이젠 바람까지 불기 시작한다.
그래도 우린 신나서 구경하라는 비엔날레장은 구경 안하고 놀이기구 타기 정신이 없었다.
나와 내 짝도 놀이기구에 눈이 멀어 비 쫄딱 맞으며 그 긴줄 끝에 서있었다.
그러나. 내겐 운이 지지리도 없는건지..
내 바로 앞에서 비가 많이 온다는 이유로 놀이기구를 못탄다며 점원이 가라고 했다. 이런.. 그 점원을 눈이 째져라 째려본후 (아무 잘못없는 점원 욕 무척 먹었을게다)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 관광 버스에 올라 탔다.
그렇게 초라하게 앉아있노라니..
우리 담임 하시는 말씀
심한 바람과 비와 기타 등등의 이유로 뱅기가 안뜨니 제주도는 못간다.
다시 한번 쏟아지는 우리들의 함성과 야유..
빗속을 뚫고 우리가 쏟아낸 그 소리가 흘러져갔고..;
우린 풀이 죽어 다시 집을 향해 올라오기 시작했다.
허나.. 우리가 누군가.
그깟 수학여행이 취소됬다해서 놀지 않을순 없는게 아닌가!
그렇다! 우린 내려갈때보다 올라올때 더 많이 더 재미있게 놀았으니!!
우리는 광주 비엔날레 에게 \"광주 비온날에\"라는 별명을 지어주고는
올라오는 버스에선 내내 \"감수광\"을 불렀고 \"제주도\"를 외치며 신나게 놀았다.
참 잊을수 없는 수학여행 1기였다.
2기는 다음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