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 나에겐 애인이 있다. 3년이 조금 지나고 있는 오래된 연인이다. 새천년으로 바뀌면서 발렌타인데이가 남자가 먼저 초코렛을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건 상술에 불과한 것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래의 발렌타인 행사를 고수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와 나의 연인은 아무것도 주고 받지 않았다. 지금도 그와 만나 이렇게 겜방에 있다. 그는 열심히 게임에 열중하고 나는 이렇게 어이없는 편질 쓰고 있다. 수신자가 그 누가 되었든...
속물스런 친구가 말했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그 말에 채면처럼 걸려드는 건지 나는 그에게서 예전의 감정을 느낄수 없다. 애잔하고 빨려들것 같던 그에 대한 내 사랑이 조금씩 퇴색되어 가는 것을 맘 아프게 지켜보고만 있다.
알수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요즘 나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무척이나 가까운 내 친구는 염려스런 눈으로 날 바라보며 그러지 말라고 나직하게 말한다. 그러나 나는 나 스스로도 제어하기 힘들어 하는 것에 어리둥절할 뿐이다.
대체 내 깊은 속 어디에서 이런 면을 부축이는 걸까?
물론 아무도 그리고 나 스스로도 답을 찾기 어려우리라는 건 안다. 어렵다.
이런 나를 느끼는 것 같다. 그도. 그것이 마음이 아프다. 두렵기도 하다. 이기적이게도 언젠가 그도 나에게 이런 맘이 생길 것 같아 두렵다.
그의 마음속에서 내 자리가 없어진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