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나는 많이도 와 버렸어요.
예전에 당신이 기억하던 그 모습..이제 나에겐 없어요.
하루하루를 세상과 부대끼며 사는동안 나는 예전의 순수함도
당신이 아직도 생각하면 미소 지어진다던 웃음소리도 잊은지 오래죠.
모진 사랑에 가슴 절절히 맺혀 흐르지도 못하는 그리움은 어느새
내맘속에 커다란 웅덩이로 자리하구요.
슬픔의 눈물이든 기쁨의 눈물이든 어디서나 주르르 흘러버리던..
마음 여린 당신의 기억속 그녀는
어떤 사랑에도 물기라고는 하나없는 건조한 대지로 남아 있을거랍니다.
그런 내 모습 이젠 더이상 감출수가 없어
한껏 재채며 '나 이러고 살아요..' 라며 당신의 손마저 이젠 매몰차게 뿌리칠수가 있네요..
미안해요..
그래요..
이젠 그 모든것들을 지웠다고 할만큼 나는 어색하게 세상을 바라보구요.
넌 세상을 바라보는 눈마저 늙어버렸구나 하고 슬퍼하던 당신의 모습도
이젠 나에게 아무런 자극조차 주지 않네요.
그것이 미안하진 않아요.
단지 당신은 나만큼 세상을 버리진 말아주었으면 해요.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그리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한다고..
정말 그런것 같아요.
그래요.
나는 그래요.
아직은 말이죠..
어느 누구한테도 기대고 싶지 않아요.
나약한 마음에 쓰러지듯 기대버리는 바보는 되지 않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