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아는 이는, 사랑에는 척도가 없다는 것, 크다거나 작다거나 하는 비교가 있을 수 없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은 오로지 온 마음 온 영혼, 온 힘과 온 정성을 다하여야만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의 여정에 미처 절반도 가기 전에,
남아있는 사랑의 부분이 어쩌면 이토록 보잘것 없어지고 마는지!
<낯선 타인>의 존재를 배우면서부터 어린이는 이미 어린이임을 고별한다.
사랑의 샘물에는 뚜껑이 덮이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완전히 흙모래에 묻힌다.
우리의 눈은 어느덧 정기를 잃고 있고,
우리 자신은 심각하고 지친 표정으로 시끌벅적한 거리들을 스쳐 지나간다.
우리는 거의 인사도 않는다.
왜냐하면 인사에 응답이 없는 경우 얼마나 에이는 듯 가슴에 상처를 입는가를,
또 우리가 일단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했던 이들로부터 헤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영혼의 날개는 깃을 잃어 가고 꽃잎들은 거의 뜯겨 나가고 시들어 버린다.
그리고 고갈될 수 없는 사랑의 샘에는 단지 몇 방울의 물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단 몇 방울의 물에 매달려 우리는 혀를 축이고 갈증으로 타 죽는 것을 겨우 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순수하고 완전한, 기쁨에 충만한 어린이의 사랑은 아니다.
그것은 이미 순수하고 완전한 기쁨에 충만한 어린이의 사랑은 아니다.
그것은 두려움과 궁핍이 섞인 사랑--작열하는 불꽃이요, 타오르는 정열일 뿌이다.
달아오른 모래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스스로를 소모하는 사랑--갈망하는 사랑이지 헌신하는 사랑이 아니다.
나의 것이 되어 달라고 요구하는 사랑이지 너의 것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랑이 아닌 것이다!
그것은 자기본위의, 의혹이 뒤섞인 사랑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인들이 노래하며 젊은 남녀들이 믿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의 실체이다.
그것은 타오르다 주저앉는 한가닥 불꽃, 온기를 주지도 않고 다만 연기와 잿더미만 남긴다.
우리는 이렇게 모두 한때는 이같은 불꽃놀이를 영원한 사랑의 햇빛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그 불꽃이 환하면 환할수록 뒤따르는 어둠의 농도는 더욱 짙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