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전*
4 년 전 휴전선 부근 마을에 큰홍수가
났을 때, 친구들하고 봉사와서 알게 된 그녀!
집 앞을 흐르던 개천이 범람해서
허름한 담장과 문짝이 흔적도 없이
휩쓸려 버린 적막한 골방에서 촛불을 켜고
글을 쓰던 때, 봉사나온 그녀는 밝은 성격으로
팔을 숭숭 걷어부치고 흙탕물에 얼룩진
옷가지와 식기들을 친구 셋이서 열심히 닦아냈지.
웃음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그녀는
위로를 하듯 샹송을 멋지게 불러주던
아름다운 아가씨!
골방에만 갇혀 공부하느라 머리와 수염이
덥수룩한 내게 문득
"음악하는 분이세요?"
하고 물어보던 밝은 목소리
"아뇨. 글을 씁니다."
.....그 후 세 번째의 만남에서
얼마 후면 <아프리카 오지 체험> 연수를 떠난다며
멋진 모자를 쓰고 나타나 내게 양말 한 켤레를
선물로 주던 맑은 아가씨!
난, 아무것도 준 게 없는데.....
그리곤 소식이 두절됐지. 연락할 방법도 없구
아는 거라곤.....그 당시 이대 불문과 학생이란 것과
집이 송파동이라는 것 밖에는 .....
참, 마음이 깨끗한 아가씨!
지금 어디에 사는지 무척 궁금하네요?
부디,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기도할 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