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 스스로 그렇게 부르고
남들도 우리를
패거리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언제나 함께 하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할땐 무심한 척 하더라도
없으면 빈 자리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어떨 땐 서로를 비난하더라도
다음 만남에선 그냥 웃어버리기 때문이다.
돈 없고 시간 없을 땐 빼는 척 하지만
정말 필요할 땐 목숨을 빼주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계산하지 않고
의심은 하더라도 금방 잊어버리고
뒷말은 하더라도 다시 걱정해주고
그저 같이 있는 시간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녀석들이기에
나는 이 자식들을 우리 패거리라고 부르는 거다.
그 녀석들도 나를 그렇게 생각해줄까.
내가 너무 의심이 많은 건 아닐까.
나의 고독과 우울, 냉소까지 껴안아 줄 수 있을까.
아직 보여주지 않아서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도
평소에는 연락도 잘 안 되던 녀석들이
객지에서 아프다니까
툭툭 한 마디씩 던져주는 게
고맙다. 이 빌어먹을 패거리 멤버들아.
한 번 더 믿어본다. 우리 패거리들을. -夕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