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님!
정강님의 글을 모두 읽고 있습니다.
메일이 안 되는 듯하여 이곳에 편지를 씁니다.
늘 손이 시려웠습니다.
늘 따스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느릿하게 걷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답니다.
늘 손을 내놓고 가르쳐야 하고 쉴 틈없이 동동거려야 합니다.
아이들을 하교 시키고 나서야 조금 숨통이 트이지만 숱한 잡무에 몸이 바쁩니다.
어제부터 조금 손이 덜 시렵습니다.
바깥으로 향한 문으로부터 밀려오는 바람이 조금은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봄의 교향악인 듯 웅장한 힘으로 밀고오는 바람에 몸을 맡겨 보았습니다.
낯선 세계로의 동경이 봄바람을 타고 물밀듯이 밀려 왔습니다.
포근한 햇살마저 울적한 기분을 살짝 한꺼풀 걷어 갔습니다.
아름다운 봄날에 정강님의 글은 더욱 무르익고 있어 참 좋습니다.
사랑하는 딸을 외국에 보내시어 많이 허전하시겠습니다.
그리움으로 승화시키시다 보면 가까이 있을 때보다 사랑이 견고해지리라 생각됩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샛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