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미 알고 있었죠.
그녀가.. 제가 사랑했던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걸요.
그녀가 예전에 쓰던 닉 조차도 알고 있었구요.
그리고 그는 제게 그랬듯 그녀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요.
언젠가..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그를 사랑한다면.. 제가 그랬던 것처럼 너무 힘들거라고..
그러니까.. 사랑이 더 깊어지기 전에 접어두라고.
하지만.. 전 그렇게 하질 못했어요.
두 사람 사이의 일일텐데 끼어들긴 뭣하더라구요.
늘 그녀를 바라만 보았죠.
그녀가 힘들어하는 걸 알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지금의 그녀는.. 전에 힘들어하던 제 모습을 닮았거든요.
모든 것은.. 제게는 훤했어요.
그러나 쉽사리 나설 수가 없었던 건...
그녀는.. 그와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제게 남은 건.. 작은 추억들 뿐이듯..
그녀에게도... 지금의 이 힘든 상황이 조금 지나면..
저처럼 추억을 간직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의 아픔은.. 서서히.. 사랑의 깊이에 반비례한 속도로 잊혀질테고
늘 괴롭히는 통증에 둔해질 때쯤...
그녀의 가슴에도 추억이 쌓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