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오늘 화분 하나를 샀어.
밤새 철야한 부시시한 정신으로 점심을 먹고.
좀 쉴려다가.
주위를 돌아보니까 내 자리가 너무 삭막한거 있지.
전부터 화분 하나를 키울려고 했는데 생각난김에 근처 화원으로 갔지
한눈에 딱 들어오는게 있었어
"장미 선인장" 이래 이쁘지.. ^^
어릴적 외할머님댁에 커다란 선인장이 있었거든?
꼭 알로에 같이 생긴 선인장 이었는데 가시가 잎새끝에 달려있어서
사철나무가 심어진 마당을 장난치며 돌다가 여러번 찔리곤 했지.
선인장은 별루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몇일전 집에서 키우는 선인장에 꽃이 피어난 것을 보고
감탄했지.
-햐 ~ 저 가시투성이 몸매에서도 예쁜꽃이 피어나네 -
주위 다른 화분의 꽃들보다 자신의 존재를 알림에 있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그 식물을 보고
"답다" 라는 말이 생각나더군
..답다 그래 너 답다 할때 그 "..답다"
오늘 산 녀석은 내가 기억하고 있던 여타 선인장 보다 더 고와.
꽃은 피지 않지만 잎사귀 자체로 꽃을 이루는게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지.
일주일에 단 한번 물을 주어도 잘 자란다고 하더군.
게으른 친구를 만나 고생좀 하겠지만 잘 키워볼려구.
이름을 지었어 잎주위로 붉으스래한 색깔을 갖고있길래
"해내림"으로 지어주었지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을 떠오르게 해주고
언제부턴가 건조한 바람이 부는 내 가슴에 엷은 미소하나 짓게 해줄
그런 말없는 친구가 될 수 있을거야.
사랑하는 자신을 위해서 우리 스스로 물을주고 살자구.
멋진 오아시스로 거듭나도록
친구.
-언제나 행복하길.. 청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