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고 있는게 있어요, 당신에게.
내가 바라는것이 무어냐 묻는 물음에, 내가 그 대답을 하면, 당신은 당황스럽겠죠.
왜냐하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제발 나의 아버지의 기억에서 사라져 달라는 거니까요.
내가 그렇게 저주하던,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나의 할머니의 기억속에서 사라져 달라는 거니까요.
나는 당신이 무척 싫습니다.
나의 아버지에게, 나의 아버지의 가족에게 그런 아픈 기억을 남기고 간 당신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당신의 얼굴을 기억도 못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왜 그럴수록 더욱더 화가나고 짜증이 치미는지 모르겠군요.
어릴적에 당신은 황달로 죽었다고 했습니다.
이제 죽고나서, 기억속에서 아프게 대한 것이, 이제는 사라졌으면 좋겠군요.
제발 사라져 주세요. 나의 아버지의 기억속에서.
나는 당신을 저주합니다, 나의 가족들에게 아픈 기억을 남기고 간 당신을.
무척 싫어요. 나는 왜 당신이 싫은지 나도 모릅니다마는, 하여튼 나는 당신이 싫습니다.
그저, 나의 아버지의 기억속에 아직도 자리잡고 있는 강, 철, 진, 이라는 이름을 도대체 참을 수 가 없습니다.
이젠 사라져 주세요.
그냥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 주세요..
나의 아버지를, 나의 가족들을 이제 그만 놓아주세요.
더이상 아프게 하지 말아주세요....
-2003년, 12월 22일-
당신의 조카가 된, 당신을 작은아버지라 부를 수 있었던 어린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