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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자취하면서 겪은 엽기적인 사건
레인 메이…
날짜
:
2000년 09월 20일 (수) 1:14:51 오후
조회
:
1540
얼마전의 일이다.
나의 자취방엔 쌀을 보관하는 흰색 프라스틱 상자가 있다.
크기도 알맞고 색도 흰색이라 흰 쌀과 잘 맞는다는 되지도 않을 이유
로 쌀통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밥을 해먹기 위해 통의 두껑을 열었다.
거기엔 꼬물 꼬물거리는 흰색 쌀 벌레들이 반갑게 날 맞이하고 있었
다.
바로 두껑을 닫아버렸다.
징그러운건 정말 싫어한다 -.-;
그러다 며칠 후.. 쌀 벌레라도 씹어먹고 싶을 정도로 배가 고팠던적
이 있었다.
내 활동하는 시간은 주로 야밤이기 때문에 그 시간에 배달 시켜먹을
곳도
없었거니와 마침 낮에 돈도 찾아놓질 않아서 수중엔 가진돈이 한푼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쌀통 두껑을 열었다. 그러자 그곳엔.. 개미들이 가득했
다.
쌀벌레에 쫄아서 뚜껑 닫던날 제대로 닫지 않았던거 같았다. 그리고
개미들이
숫자는 상상을 초월했다.
거짓말 좀 보태서 흰 눈같은 쌀을 갈색 개미들이 가득 덮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꼬물 꼬물대는 쌀벌레들이 끼어있었다 -_-;;
망할 개미넘들.. 한 동안.. 방에 과자 부스러기를 안 흘려줬더니 아
예 주 식량까지
넘보는거였다.
배가 무지 고팠지만 그 광경을 보니 식욕이 뚝 떨어저 버렸다.
쌀이고 뭐고 휘발유 뿌려서 개미랑 다 태워버리고 싶었졌다 -_-
아.. 물론 그 꼬물 꼬물 거리던 쌀 벌레들도 함께..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개미가 빠져나가기 쉽게 두껑 대신 종이쪼가리
하나 얹어놓고
잠을 청했다.
그날 꿈은 불개미 부대에게 러쉬당하는 악몽이었다 ㅠ.ㅠ
그리고 다음날... 난... 엽기적인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혹시나 하면서 확인한 쌀통엔... 개미들이 모조리 철수를 한것이었다.
물론 이게 엽기적인 일은 아니다.. 더 놀라운건 쌀벌레들이 모조리 사
라진것이었다..
이때 나는 친구와 함께 이 놀라운 사태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가설을 세
워봤다.
먼저 첫번째 가설이다.
내 쌀의 주인은 물론 본인이지만.. 쌀벌레 녀석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을게다.
쌀벌레들은 자신들의 식량들 위에서 뒹굴면서 한가로운 나날을 보내
고 있었는데...
옆동네 개미들이 침입을 하게 된 것이다.
자.. 당신이라면 당신 밥을 다른 넘이 가로채가는데 순순히 '반찬도
드릴까여?'라고 하며
순순히 줄수 있겠나?
아닐것이다. 이 쌀벌레들은.. 바로!! 쌀을 훔쳐서 돌아가는 개미들을
혼내주기 위해서
뒤 따라 가버린거여따...
실로 엄청난 이론이 아닐수 없다.
아.. 개미의 수가 쌀벌레보다 훨씬 많은데 싸움이 되겠냐는 물음을 친
구에게 받았다.
아마.. 쌀벌레들은 깡이 쎈거 같다고 친절하게 답변해주자 친구도 수
긍을 했다.
자.. 두번째 가설이다.
자자.. 내 쌀을 자기들것인양 마구 처먹어버리던 쌀벌레 친구들..
역이 한가로이 쌀위에서 뒹굴고 있는데 개미들이 쳐들어와 버렸다.
수 없이 많은 개미들이 쌀통안으로 들어가자. 쌀벌레들은 그만 개미들
의 엄청난 러쉬에
쫄아버렸다.
사람들이 놀라면 머리가 멍~ 해지지 않던가? 이 쌀벌레들 역시 그런
상태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개미떼에 둘러 싸여 그만 자신들도 개미일거라는
생각에 빠저버렸다.
그렇게해서 개미들이 철수할때 자신들도 개미라고 착각한 쌀벌레들이
같이 나가버린것이었다.
지금 쯤.. 착각에서 깨서 방황하고 있을 쌀벌레들을 보니 눈물이 찔
끔 찔끔 나온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가설이다.
개미들은 처음부터 쌀에는 욕심이 없었던거였다.
바로 쌀벌레들을 잡아먹기위하여서 쌀통에 대규모 러쉬를 하게 된거였
다.
목적을 달성한 개미들은 식량으로 삼을 쌀벌레들을 모조리 데리고 자
신들의 아지트로
돌아가버린거였다..
이 가설이 지금 학계에서 가장 지지를 받는 가설로서 가장 생태계의
먹이 사슬에 기초해
있다고 할수 이따으..
자.. -.-; 쌀벌레 발생하면 쌀통을 개미에게 개방하자..
앗.. 갑자기 환경단체에 이 내용을 전하고 싶어졌다. -_- 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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