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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 모음> 정연복의 '겨울의 일' 외
날짜
:
2014년 12월 13일 (토) 1:30:47 오전
조회
:
1888
<겨울의 시 모음> 정연복의 '겨울의 일' 외
+ 겨울의 일
겨울나무들을
가만히 바라다보면
겨울의 일이
무엇인지 깨우칠 수 있다.
생명의 본질만 남기고
군더더기는 말끔히 없앨 것
춥다고 움츠려들지 말고
당당한 자세로 우뚝 설 것
겉모습에 신경 쓰지 말고
내면으로 묵묵히 생명을 기를 것.
이 세 가지만 충실히 하면
긴긴 겨울을 견딜 수 있으리
고통과 시련 너머
꽃 피는 봄날 맞이할 수 있으리.
+ 겨울 사랑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걱정하지 말자
사랑의 불씨를 지펴
사랑의 불꽃을 피워
가슴속 사랑의 불로
추위를 이기자.
사랑에 불붙은 몸
사랑으로 불타는 가슴은
어떤 얼음장도 녹이고
어떤 고난도 견디어 내리니
겨울에는 사랑하는 일에
더욱 힘을 내자.
+ 겨울밤
긴긴 겨울밤을
무얼 하며 보내야 할까
추워서 죽겠다고
약한 모습 보이지 말자
사랑하는 가족들과
따뜻한 대화의 꽃을 피우자
그리운 벗을 생각하며
다정한 편지 한 통을 쓰자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읽어보자
한파 속에 더욱 빛나는
노점상들의 생명 의지를 기억하자
겨울나무의 몸 속에서 자라고 있을
연초록 새순을 마음에 그려보자
겨울이 있으니 봄도 있는 거라고
낙관적인 생각을 하자
+ 겨울비
지금 하늘이
울고 있다
이슬 같은 눈물 흘리며
소리 없이 울고 있다.
왜 하늘이
울고 있을까
무슨 까닭으로
큰 하늘이 어린애처럼 눈물 흘릴까.
나의 작은 머리로
하늘이 우는 뜻을 알 길 없지만
어쩌면 바로
나 때문인지도 몰라.
사랑이 바싹 메마르고
눈물샘도 말라붙은
내 가슴을 촉촉이 적시려고
하늘이 우는 건지도 몰라.
+ 겨울 햇살
일년
사시사철
늘 고맙기 짝이 없는
따스한 햇살이지만
추운 겨울날의 햇살은
더욱 따뜻하다.
하늘에서 밝은
햇살 한줄기 내려오면
추위에 으스스 떨던 몸에
온기가 돋고
움츠러들었던 가슴이
기지개를 켜고
온 세상에
생명의 기운이 감돈다.
+ 벗에게 쓰는 겨울 편지
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숱한 인생의 겨울이 있었지만
네가 있어 따뜻한 네가 있어
잘 참아낼 수 있었지
네가 곁에 없었더라면
난 벌써 쓰러지고 말았을 거야.
늘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었으면서도
아직까지 입밖에 내지 않았던
이 고맙다는 얘기를
오늘밤 문득
네게 전해주고 싶구나.
내 삶의 영원한 태양 같은
변함없이 좋은 벗아.
+ 한겨울의 기도
강추위 속에서도
딱 버티고 서 있는
겨울나무들을 바라보며
삶의 용기를 얻게 하소서.
날씨가 춥다고
몸을 움츠리지 말고
다른 계절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힘차게 생활하게 하소서.
가슴속에 사랑의 불을 지펴
추위를 너끈히 물리치게 하시고
찬바람 불어오는
겨울 들판을 달려보게 하소서.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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