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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기도 모음> 정연복의 '봄의 기도' 외

     날짜 : 2015년 03월 16일 (월) 8:16:44 오후     조회 : 2041      


<봄날의 기도 모음>  정연복의 '봄의 기도' 외

+ 봄의 기도

추운 겨울 너머
연둣빛 새싹이 돋아납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새 힘이 솟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
활짝 기지개를 켭니다

이 봄날 나의 삶
새싹같이 활기차게 하소서.


+ 봄기도

꽃샘추위 속
봄기운을 감지하게 하소서

생의 고통과 슬픔 속에서
생의 성숙과 기쁨을 맛보게 하소서.

잠깐 피었다 지는 봄꽃에
그윽한 눈길을 보내게 하소서

사람의 목숨도 인생도
한철 꽃과 같음을 느끼게 하소서.


+ 봄맞이 기도

추운 겨울 지나
봄이 오고 있습니다

나무들의 빈 가지마다
연초록 새순이 돋아납니다

한낮의 따스한 햇살 아래
온 세상이 기지개를 폅니다.

사랑의 주님!

추웠던 긴긴 겨울날 동안
움츠리고 있었던

나의 가슴속에도
파릇파릇 새순이 돋게 하소서

연둣빛 사랑의 마음으로
새봄을 맞이하게 하소서.


+ 봄날의 기도

겨우내 쌓였던 잔설(殘雪) 녹아
졸졸 시냇물 흐르듯
지난날의 모든 미움과 설움
사르르 녹게 하소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스운 봄바람에
꽁꽁 닫혔던 마음의 창
스르르 열리게 하소서

꽃눈 틔우는 실가지처럼
이 여린 가슴에도
연초록 사랑의 새순 하나
새록새록 돋게 하소서

창가에 맴도는
보드랍고 고운 햇살같이
내 마음도 그렇게
순하고 곱게 하소서

저 높푸른 하늘 향해
나의 아직은 키 작은 영혼
사뿐히
까치발 하게 하소서


+ 봄날의 작은 기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날처럼

큰 불행이나 슬픔도 없이
불같은 사랑도 없이,

피었다 지는
봄꽃같이  

소중히 지녔던 것
가만히 내려놓을 줄도 알며,

꽃잎이 진 자리의
연둣빛 이파리들처럼

절망에 사로잡힘도 없이
서두름도 없이,

나의 생
은은히 깊어가게 하소서.

* 정연복(鄭然福) :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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