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기도 모음> 안성란의 '3월의 기도' 외
+ 1월의 기도
시작은 모름지기 완성에 이르는
첫 번째 작업임을 알게 하시고
그 결연했던 첫 마음이 변함없게 해주시고
모든 좋은 결과는 좋은 계획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십시오.
(작자 미상)
+ 2월의 기도
혹독하고 매서웠던 겨울을
서서히 밀어내고
봄의 길을 트시며
우리를 이끄시는 주님,
만물의 변화와 조화 속에서
주님의 입김을 느끼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한
준비의 계절에
묵은 것을 벗어버리고
새 출발하기를 원합니다.
늘 정직한 자라고 자부했지만
깊은 곳에서 숨쉬고 있는
거짓이 있었습니다.
제법 겸손했던 모습 속에서도
교만의 싹이 움트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외롭게 산다고 했던 그때에도
기만의 순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모든 불의와 거짓을 소멸하시는 주님,
내게 있는 거짓과 교만과
기만의 순을 잘라 주옵소서.
순결한 마음으로
봄을 준비하기 원하오니
겨우내 찌들었던 모든 것을
털어 버리게 하옵소서.
죄를 범하는 어두움을 자처하지 말고
새 역사를 창조하시는
주님과 동행하게 하옵소서.
(작자 미상)
+ 3월의 기도
날마다 부르는 노래에
천사의 날개를 달고
잔잔히 흐르는 언어의 무대는
입술이 아니고 마음이게 하소서.
오랜 벗이 아니어도
반가운 표현을 할 줄 알고
미소 띤 얼굴에
마음의 향내가 풍기는 행복을 알게 하소서.
꽃이 있어 나비가 되고
벌이 있어 꿀이 되는
아름다운 이치를 깨달아
인연의 소중함을 따뜻이 안고 살게 하소서.
검은색이 싫다고
타인의 실수를 질책하기보다
하얀색을 좋아하는 자신의 착오로
오늘과 내일을 비교치 말게 하소서.
(안성란)
+ 4월의 기도
나눔과 베푸는 사랑도 없이
주님을 믿는다고 말하지 않게 하소서
눈물의 기도도
말씀의 묵상도 없이
주님을 증거한다고 말하지 않게 하소서
오직
주님 안에 거하는 자가 되게 하사
배꽃같이 찬연한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부활의 새 아침에 만나게 하소서
(작자 미상)
+ 5월의 기도
나의 모든 판단이 앞서지 않기 위하여 두 눈을 감았습니다
당신의 의로운 손에 붙잡히기 위하여 두 손을 들었습니다
매 순간마다 당신의 말씀이 나의 눈이 되게 하시고
나의 유익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당신의 뜻과
조화됨에 따라 행하게 하시고
불의한 세상을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어둠이 덮인 곳에 빛으로 있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희생의 제물이 되게 하소서
모두가 다 함께 진리 안에서 웃을 수 있도록
성실한 땀과 눈물이 뒷받침이 되게 하시고
당신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일이라면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게 하시고
우리 중에 당신이 살아 계심을 보일 수만 있다면
가장 큰 기쁨임을 고백하게 하소서
(겸향 이병한)
+ 6월의 기도
어둠의 터널에 빛을 주시고
메마른 가지에 이슬을 주시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흐르는 맑은 물과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온종일 지친 어깨
삶의 흔적 후회의 그늘을 만들기보다
빛 가운데로 걷는
자신감 넘치는 발길을 주시고
향기가 없는 꽃이지만
입에서 흐르는
고운 향내로 따뜻한 마음을 주소서.
소리 없이 사라지는 먼지 같은 인생에
반쪽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게 하시고
자신을 향해서 크게 웃는
마르지 않는 기쁨을 주소서.
한 사람의 사랑으로
수없이 많은 이들의 미움을 버리게 하시고
두 손에 거머쥔 행복을 소중히 여겨
절대로 놓치지 않는 세월로
인생도 삶도 사랑도 귀중함을 알게 하소서.
사랑 받기보다 사랑하는 마음을 주시고
세상을 한탄하며
시들어 버리는 꽃이 되지 않게 하소서.
(안성란)
+ 7월의 기도
주님,
7월에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소리를 듣게 하소서.
나무는 나무들의 소리를
돌들은 돌들의 소리를
그리고
풀들은 풀들의 소리를
그래서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햇살들이 강물에 쌓여 빛나듯
바람들이 나뭇잎에 이르러 반짝이듯
우리 모두 생명들을 서로가 아끼게 하소서.
주님,
세상에는 작고 작은 목숨에 이르기까지
모두 당신의 손길이 닿고
아아, 은혜가 넘치는 소리 소리들
7월의 하늘을 향해
모든 소리들이 하나로 모이게 하소서.
하늘에 계신 우리의 주님
(김용해)
+ 8월의 기도
늘 거울 보듯
가슴을 볼 줄 아는
화장을 하기보다는
마음을 닦아 내는
내가 되게 하소서
사랑할 줄 알며
존경할 줄 아는
내가 되게 하소서
슬퍼도 나만
아파도 나만
외로워도 나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진정한 따뜻한
심장을 주소서
나는
그 사람이 아니면
사랑할 줄 모르게 하소서
(류경희)
+ 9월의 기도
언뜻 스치는 한줄기 바람이
홀로 새벽을 깨울 때
텅 빈 가슴 내밀어
서늘한 기운으로 부풀게 하소서
한 여름내 무성했던
짙푸른 상념의 잎사귀들
가을빛 삭힌 단풍이게 하시어
그 빛깔로 내 언어를 채색하소서
숨가쁜 땡볕의 흔적
길게 늘어진 그림자 추슬러
하늘거리는 햇볕 아래
알알이 고개 숙인 열매이게 하소서
저녁 풀벌레 소리
서늘한 여운으로 숲속에 들 때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
국화꽃 잎 위에 이슬로 내리게 하소서
서러운 지난날의 기억들
해거름 석양이 드리울 제
노을빛 그리움으로 번지어
빈 들녘에 피어나는 연기 되게 하소서
(강이슬)
+ 10월의 기도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 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
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먼저 생각하게 하소서.
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
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사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
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10월에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게 하소서.
더욱 넓은 마음으로 서로 도와가며 살게 하시고
조금 넉넉한 인심으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 주소서.
(작자 미상)
+ 11월의 기도
낙엽 지고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에
마음까지 차가워지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마음을 닮아
따뜻한 사랑이
흐르게 하소서.
(작자 미상)
+ 12월의 기도
축복의 자리보다
위로하는 자리에 먼저 있게 하십시오
기쁨을 나누는 자리보다
아픔을 나누는 자리에 서게 하십시오
춥고 외로우며 쓸쓸한 사람들에게
어깨를 내주고 기대게 하십시오
쓰다듬고 매만지어
평온 속에 행복을 열어 주십시오
(황규환)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