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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시 모음> 정연복의 '시간의 얼굴' 외

     날짜 : 2015년 05월 12일 (화) 1:26:45 오전     조회 : 2658      


<시간 시 모음> 정연복의 '시간의 얼굴' 외

+ 시간의 얼굴

간다고
붙잡을 수도 없다

더 빨리 오라고
잡아당길 수도 없다

바로 지금
찰나의 순간에만

내 곁에 머물다가
바람같이 사라지는 너.

메 순간
나를 찾아와

아직은 나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아직은 보지 못한
참 고마운 너의 얼굴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보고 싶다.


+ 시간의 날개  

나 태어난 그날부터
나 죽을 그 날까지

날마다 은총으로
거저 주어지는 시간

고맙다
정말 고맙다.

이만 날이 넘도록
세월의 강물은 흘러

이제 남은 시간
얼마쯤인지 알 수 없지만

한순간 한순간을
보석같이 소중히 여기자.

시간의 날개 위에
가벼이 올라타고

목숨의 끝까지
매일 기쁜 여행을 하자

지루함은 훨훨 떨쳐버리고
즐거운 여행을 하자.


+ 시간에게  

바람같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아득한 태초부터 영원까지
말없이 살아 있는

불멸의 존재인
너.

나 태어난 그날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밤낮으로 내 곁에 있어 주었지.

너의 조용한 흐름 속에
꽃 피고 낙엽 지며

지상에서의 나의 생도
기쁨과 슬픔으로 아롱졌네.

너와 함께한 날들의
그림자가 길어

이제 너와 작별할 날도
머잖아 찾아오리니

이 목숨의 남은 날들 동안에는
너를 끔찍이 아끼리.

세상의 모든 금은보화보다도
더 소중한 너.


+ 시간

기쁨과 평안의 시간이든
슬픔과 괴로움의 시간이든

한순간 한순간의
시간이 보석

그 어떤 시간이라도
서로 비교할 수 없이 귀하다.  

시시각각 나를 찾아오는
시간이 있어

아직은 붙어 있는
나의 실낱같은 목숨이기에

시간이 가져다주는 것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모두모두 그냥 고마운
선물로 받아들이면 그뿐.

시간이 더 이상
나를 찾아오지 않는 그 날

아!
나는 세상에 없으리.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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