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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관한 시 모음> 홍수희의 '장마' 외

     날짜 : 2011년 06월 27일 (월) 12:14:05 오후     조회 : 3353      


<장마에 관한 시 모음> 홍수희의 '장마' 외

+ 장마
  
내리는 저 비
쉽게 그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고통 없이는 당신을 기억할 수 없는 것처럼
하지만 이제 나는 압니다
버틸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가슴에 궂은 비 내리는 날은
함께 그 궂은 비에 젖어주는 일,
내 마음에 흐르는 냇물 하나 두었더니
궂은 비 그리로 흘러 바다로 갑니다
(홍수희·시인)


+ 장마의 추억

어릴 적 장마는 긴 기다림이다
물 새는 지붕과 벽면 곰팡이가
전장의 기념비 같은 커다란 지도를
상처처럼 남겨
고단하게 살아가던 궤적으로 쌓였다

우묵 배미 안마당
정강이 넘게 흙탕물이
문지방에 찰랑거릴 때쯤
붉은 기와 용마루에도 틈이 자라서
하늘이 보이고
천장을 적시며 영토를 넓혀가

물받이 그릇이
방 안 가득하던 시절에도
우리는 강가로 물 구경 갔다
(강정식·시인)


+ 장마철 표정

늦봄쯤에 책상 위에 놓여졌던
업무용 노트 한 권과 책 두 권이
죽은 사람처럼 그대로 누워 있다
그들 몸엔 곰팡이가 살고 있었고
황사가 다녀간 듯 얼굴이 뿌옇다
구름이 매일마다 태양을 삼킨다
내 몸에, 곰팡이 생겨나지 싶다
(신석종·시인, 1958-)


+ 장마

숲은
한 마리 새도 무거워
던져 버린다

새 맞고
눈물 쏟는 하늘

다시 시작하는 창세기.
(유봉희·재미 시인)


+ 장마철에

빗줄기들을 이어서 옷을 짠다면
부끄러운 이 몸을 가릴 수 있을까요
차라리 바위 치는 폭포수가 된다면
이 깊은 회한을 다 씻어낼 수 있을까요

어머님 가시고 처음 맞는 장맛비,
모여서 황톳물이 되고 흘러서 강물이 된다지만
비 갠 날 물 빠지는 강변처럼
어머니의 빈자리만 넓어가는데

아득히 우렁거리는 물결 소리 있어
그 체취를 더듬으며 다다른 고향 어귀엔
새하얀 달맞이꽃들이
떼를 지어 웁니다.
(유상철·시인, 거창 출생)


+ 장마

말 안 듣던
지상의 청개구리들
갹갹갹갹
잘못했노라고 일제히 울어대더니

괜찮다, 괜찮다,
와락 품어안으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들 모두 눈물 흘리신다
풀어 놨던
해도 달도 별도 다 거두고

오래 우신다
(양전형·시인, 제주도 출생)


+ 장마

검은 먹구름은 떼를 지어
우르르 몰려와 도시를 점령했다.
벌써 며칠 째 밤이고 낮이고
되풀이되는 집중호우.
죄 많은 도시의 죄를 씻기 위해
슬픔 많은 도시의 슬픔을 거두기 위해
한여름의 빗줄기로 세상에 내려와
진흙빛으로 갈아입고                
처참하게 생명을 잃을 줄 알면서
이 땅에 내려와 자신을 내동댕이친다.
슬픔의 잔치는 좀처럼 쉽게 끝나지 않는다.
낮은 음을 자랑하는 첼로의 독주곡처럼
너는 한낮에 한밤의 우울함을 연주하는
불행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기쁨보다 눈물을 사랑하는 음율의 시인이다.
(이지언·시인, 1968-)


+ 장마

제아무리
바람
세차게 불어와도

내리는 비
위로
당기지는 못하지요

제아무리
폭우
쏟아져내려도

흐르는 물
뒤로
돌리지는 못하지요

제아무리
힘이
장사라 해도

어제를
오늘로
바꾸지는 못하지요
(오보영·시인, 충북 옥천 출생)


+ 장마

계곡을 휘감아 돌아
바쁘게 길을 재촉하는 너

무엇이 그리도 좋아
덩실덩실 춤을 추며
흔한 눈인사도 나누지 않고 떠나가는가

며칠 전만 해도 너를 기다렸는데
이젠 너를 보내고 싶다

네가 짓궂은 짓 안하고
고이 머물러 주는 것 고마운 일

하지만
구름 속에 해바라기 얼굴을
기다리는 탐스러운 수국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으니
얘야 미안하구나

몇 날이 지나 다시 내릴 때
거친 방망이질 해대지 말고
수줍은 아가씨처럼 고운 잎새에
사뿐히 내려앉아 꽃잎을 어루만져 주다가

방긋 고운 미소  띄우며 인사해주고
길 떠나면 얼굴마다 환한 웃음꽃이어라.  
(박태원·목사 시인, 경북 구미 출생)  


+ 장마

장마철이면 시골집 뒷간들이 들썩인다
쌓아 놓았던 곰삭은 속들을 퍼내 개울물에 쏟아버린다
하루걸러 똥 퍼 대는 냄새로 마을은 욱, 욱, 욕지기를 하고
아이들은 코를 싸잡은 채 구경삼아 몰려다닌다
더러워, 더러워, 똥지게 뒤를 졸망졸망 따르다보면
하늘은 기어이 어두워지곤 했다

속을 비워낸 뒷간은 휑하니 깊다
어린 녀석들은 얼마간 누이 손을 잡고서야 힘을 쓸 것이다
새로 오린 신문지가 걸리고 뜯는 달력이 걸리면 즐겁다
어디선가 낯익은 냄새가 퍼진다

뉘집서 오늘 똥 푸나보다
부침개를 뒤집으며 어머니, 개울물 많이 불었으니 나가지 말라신다.
(이시하·시인, 1967-)


+ 장마    

굵은 비가 내린다.
언제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가
지하방(地下房) 창가에 흐른다.

그렇지 않아도 눅눅한 방에
칠순으로 향하는 마른 육신이
고단한 몸을 담고 있는데
비는 칭얼칭얼 치마꼬리를 잡는다.

온종일 고층아파트 계단 쓸어 내리던
무릎관절 오지게 부어오르는 밤을
살만한 자식들 손길 마다하고
홀로 지켜내는 유씨 할머니.

낮에도 어두운 그 곳을
햇볕 속에서도 축축한 그곳을
피하지 않고 끊임없이 비가 내린다.
(목필균·시인)


+ 장마

한 사나흘
바람 불고 비만 내려라
꿈결에서도 찾아와
창문 흔들면서
내 안에 물 흘러가는 소리 들려라
햇빛 맑은 날 많았으니
아침부터 흐려지고 비 내린다고
세상이 전부 어두워지겠느냐
저렇게 밖에 나와 서 있는 것들
축축하게 젖는다고
어디 갖다 버리기야 하겠느냐
머리부터 발끝까지
누구에게 다 젖고 싶은
그 한 사람이 내게는 없구나
문 열고 나가
몸 맡길 용기도 없는 게지
아니 내가 장마였을 게다
나로 인해
아침부터 날 어두워진 것들
적지 않았을 테고
나 때문에 눈물로 젖은 것들
셀 수 없었으리라
깊은 물속을 걸어가려니
발걸음 떼기가 그리 쉽지 않았겠지
바싹 달라붙은 마음으로
천근만근 몸이 무거워졌을 거고
그러하니 평생 줄 사랑을
한 사나흘
장마처럼 그대에게 내릴 테니
속까지 다 젖어 보자는 거다
(김종제·교사 시인, 강원도 출생)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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