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위한 기도 모음> 이해인의 '가난한 새의 기도' 외 + 가난한 새의 기도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어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영적 자유를 위한 기도 오, 하느님, 영이신 당신! 당신께 청하오니 우리의 모든 행동이 당신의 영감에 따라 이루어지게 하시고 당신의 은혜로운 손길로 순화되게 하소서. 하여 우리의 모든 기도와 일이 항상 당신에게서 시작하여 당신에게서 끝나게 하소서. 하느님, 저의 하느님, 오로지 사랑 안에서만 당신을 찾을 수 있나이다. 사랑 안에서 오로지 사랑 안에서만이 영혼의 문이 열려, 자유롭고 맑은 공기를 숨쉬게 하시고 저의 작은 자아는 잊게 하소서. 사랑 안에서 좁고 조급한 생각의 우물을 벗어나 강물로 흐르게 하소서. 하여 가난과 비움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사랑 안에서 영혼의 모든 힘이 당신을 향해 흘러 다시 되돌아오지 않게 하소서. 하여 당신 안에 온전히 침잠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으로 제 마음의 과녁인 당신은 제 자신보다 오히려 제게 더 가까이 계시나이다. 당신을 사랑할 때, 저는 자아의 동그라미를 깨고 답변 없는 물음의 고통으로 얼어버린 제 눈이 멀리 보려 하지 않을 때, 당신께 다가갈 수 없는 눈부심으로 눈을 감아 버릴 때, 오, 헤아릴 수 없는 이여, 사랑의 문을 통과하여 제 생의 가장 깊은 곳에 당신이 오셨을 때, 그제야 저는 당신 안에 온전히 저를 묻을 수 있나이다. 오, 신비로우신 하느님, 그제야 저의 모든 의문들을 당신 안에 묻을 수 있나이다. (칼 라너·독일 예수회 신부이며 신학자, 1904-1984) + 자유를 주소서 주 예수여 당신은 진정 자유로운 인간이셨습니다. 벗을 사랑하여 당신 생명을 내어주셨고 오직 아버지의 뜻만을 추구하셨습니다. 당신께 기도 드리오니 마음의 자유를 주소서. 이것과 저것을 선택하는 외적인 자유가 아니라 희생과 숨겨진 봉헌으로 이루어진 가장 심오한 자유를 주소서. 조건 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그런 자유를 주소서. 사랑의 자유를 지니게 된다면 이 세상에서 진정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면 봉헌의 삶을 통해 다가오는 왕국의 새벽을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면 우리는 당신 친히 마련하신 새로운 자유의 잔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알렐루야! (브루노 포르테, 20세기) + 자유롭고 싶습니다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자유에 대한 이 갈망에 대해, 그것이 바로 당신의 선물인 까닭입니다.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그러면 제가 자유를 향해 나아가렵니다. 제게 보여 주십시오. 저 자신을 묶어 놓는 수많은 타래들을, 저를 노예로 만드는 고리들을 끊어주십시오. 저는 하나가 아닌 여러 폭군의 노예입니다. 두려움과 탐욕과 삐뚤어진 습관들의 노예, 강할 수 있을 때에도 약함 안으로 빠진 슬픈 노예입니다. 제 안에서와 제 주위에서 노예근성을 봅니다. 저를 묶고 있는 굴레들 인간을 묶고 있는 굴레들 죄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구조와 방법들. 제게 보여 주십시오. 이것들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얻는 방법을. 저를 도와주십시오. 제가 저의 세계를 해방시키는 일을. 무관심의 습관을 깨뜨리는 용기를 주십시오. 저를 도와주십시오. 여러 형태의 비겁함과 자신을 눈멀게 하는 편견을 깨뜨리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저의 과거라는 부당한 폭력으로부터 당신의 일을 무시하려는 저의 아집으로부터 저를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저를 내리누르는 습관이라는 무게로부터 저의 사고를 속박하는 강요로부터 감옥을 만드는 애착으로부터 저를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저를 희망과 자유의 채널이 되게 해주십시오. 당신의 사랑이 늘 그러하듯이 자유를 향해 날개를 펴게 해주십시오. 무지와 편견, 비겁과 압제 그리고 당신의 가족이 되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을 부수기 위하여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결코 우리가 자유를 좁다란 자기 이익으로 축소시키지도 우리 자신들을 위한 권리로만 주장하지도 않게 해주십시오.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진정 자유롭게 된다는 것의 의미, 무소유로부터도 소유로부터도 자유롭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독창성이 결여된 좁은 안목으로부터도 남을 우리의 추종자가 되도록 하려는 욕망으로부터도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자유롭게 되는, 자유를 위해 일하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그것을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필요하다면, 기꺼이 죽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가장 고귀하고 최선의 것을 자유롭게 택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이것이 바로 당신 자녀 되는 자유임을 알게 해주십시오. 당신의 자녀로서 저희는 당신이 저희에게 하도록 명하신 것을 하렵니다. 그것을 즐거이 완전한 자유로 하렵니다. 저희는 하나의 세계를 위하여 일할 것입니다. 그곳에서 각자의 성스러운 권리를 존중하며 자유 안에서 더욱 증진시키도록 촉구할 것입니다. (조만나스·신부) + 주님 주님, 한 마리의 물고기가 맨몸으로 바다 속을 유영하듯이 저희도 그렇게 자유롭게 당신을 따르게 하소서 아름다운 날갯짓으로 꽃 사이를 누비는 나비에게도 여름 한철 울어대는 매미에게도 껍데기를 벗어버리는 아픔이 있었음을 생각합니다. 주님, 제 안에 담긴 허영과 이기심, 탐욕과 애착을 덜어내면 낼수록 당신과의 만남이 가까워짐을 깨닫게 하셔서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기쁨을 한껏 누리게 하소서. (작자 미상)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