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살지는 못해도 박달나무 허벅지 같은 우직함은 없어도
제관처럼 살지는 못해도 이 아픔을 다 이겨내지 못해도
살아서 피어나는 추함이 당신과 나를 떨어트려 놓고
세상 살이 꺽어지는 나무가되어도 뭐가 고통인지 무엇이 아픔인지
은폐하고 감추어지는 상처 누가 이해치 않아도
세상을 비추는 한줄기 빛줄기 그마저도 어둠으로 짤라먹고
맨발로 걸어서 세상의 나무에 가 닿을꺼야.
광물적 상상력과 흐드러지는 단풍 잎사귀 우리는 작은 나무들이 되어
세상에 왔지만 늦은 밤 비어진 라면그릇같은 존재는 수세미로 애무당해
닦여지고 정갈해져 나의 마음에, 너의 마음에 있다.
에밀리 브론테같이 아프지만 이쁜것을 따라다니고
한적한 밤이면 글 한 줄을 써서 이 상처를 실타래 끌어내어 꼬매본다.
잘있거라 서른 즈음에 너를 만나 행복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화살 꽃는 세상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