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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는 세상
날짜 : 2004년 10월 13일 (수) 10:05:08 오전
조회 : 1138
어렸을 때,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가랑이 사이로 먼 곳의 풍경을 보던 경험이 있으시지요?
그런 자세로 보는 풍경은,
하늘과 땅의 위치가 뒤바뀐 것 같고
늘 보던 눈에 익은 풍경이라도
어쩐지 새롭고 재미있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꽤나 오랜 세월
단 한 번도, 세상을 그렇게 신비롭게 보는 일을 잊어버리고
어렸을 때의 그 경험을 떠올리는 것조차 잊고 살았지요.
눈에 보이는 풍경을 바로 보는 것조차
천천히 살펴보고 즐길 틈마저 잃어버리고
달리는 차창(車窓) 밖으로 건성으로 보거나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기 보다는
그 풍경과는 거의 상관없는 어떤 일들로
머릿속은 늘 복잡하게 얽히고섥히기만 했지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꿈'을 잃고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것은 '꿈'이 아닌 '욕심(慾心)'으로 바뀌었는데도
세상 물정(世上 物情)의 때 묻은 눈으로 보기 때문에
'꿈'과 '욕심'을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워졌지요.
요즈음처럼 짜증나고 어렵다 생각 될 때일수록
아주 가끔씩이라도 어렸을 때 가랑이 사이로 먼 산 풍경을
보았듯이 지금 여러분 눈에 보이는 풍경을 거꾸로 한 번 보세요.
그리고
엉뚱하다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머리 속으로는 지금 여러분이 처(處)한 현실과 입장도
거꾸로 뒤집어 생각해 보세요.
건강한 사람은 병약한 사람의 입장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낮은 사람의 입장에서,
부유한 사람은 빈한한 사람의 입장에서,
고용주는 고용인의 입장에서,
그리고 언제인가는 당신의 지금의 처지와 입장이
더 나쁘게 바뀔 수도 있음을...
한 번쯤 가정(假定)해 보세요
그리하면,
그 곳에는 다시 새롭고 신비로운 풍경이 있고
잃어버렸던 '꿈'이 있고
어린 시절 순수했던 동심(童心)의 세계가 있고
인간 본연(人間 本然)의 삶의 모습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풀리지 않아 애태우는 어려운 문제의 해결책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보는 풍경 속에서는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세상과 여유,
용기와 웃음과 정(情)을 분명히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