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에서 시를 쓰게 되었을까...
걸음마를 뗄 즈음엔 모방을 하고 표절도 했고
내가 본 세상이 이세계의 전부인 양 그를 몇안되는 단어들로 묘사하고 단정지어도 봤고
사랑도 이상향도 내 꿈도 담아 노래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선뜻 시가 써지지 않을때면 두렵습니다.
그렇게도 고수했던 동심은 더이상 제 안에 빛바랜 사진처럼 정물이 된 것은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이제와서야 시를 써야 할 이유가 선명해졌습니다.
대중가요에서조차 급진적으로 생소해지고있는 '운문'.
많은 사람들이, 저와는 다르게, 음유시인의 노래와 외침 보다는 쉽게 귀를 길들이는 속삭임들을 더 원하나 봅니다.
이대로는 정말로 운문은 고전처럼 아주 오래되고 보수적이고 찾아즐기기 어려운 것이 되어버리는것이 아닐까 덜컥 겁이 났더랩니다.
그래서 나는 내 작은 손으로라도 시를 써야만 합니다.
글 백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