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어떤 분의 말은
어눌함에도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잘 계획된
당연히 잘 다듬어지고
군더더기 없는 말은
안정감이 있다.
열정으로
들뜬
그래서 격정적이기까지 한 말은
쉽게 동조자를 얻는다.
3년 전에 뱉은 말이
오늘의 말에
멍에가 되어
운신의 폭을 좁히기도 한다.
어제 한 말과
오늘의 말이 달라서
사정이 변경되었다고
애써 변명해도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말이
평소의 처신에 따라
믿음의 획득이라는 무게추를 얻기 때문이다.
다변은
흔히 실언을 낳는다.
실언없는 완벽한 삶이 어찌 가능할까마는
잦은 실언은 분명 문제이다.
어떤 경우
말은
그 사람이 살아 온 궤적을 가늠케 하는 지표가 된다.
그 사람의 말을 들으며
그의 인격을 들여다 본다.
그와 대화하며
그가 지닌 가치관의 집합을 더듬는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을 수록
단 한마디의 말에도
진중한 사려를 기울여야 할 일이다.
교장선생님의 말과
학생의 말은 달라야 하며
장관의 말과
5급 공무원의 말은 달라야 한다..
말의 품격이 모욕 당하는 시대에
말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 동아일보 자유토론장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