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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꿈꾼 영국인 이슬람 청년의 일기>
날짜 : 2005년 08월 09일 (화) 3:46:31 오후
조회 : 1096
<성전 꿈꾼 영국인 이슬람 청년의 일기>
(서울=연합뉴스) "낯선 땅에 완전히 홀로..나는 알라를 빼고 아무도 믿을 수 없다"(2005년 3월10일)
"`불신자들이 온 세상을 이슬람인의 전쟁터로 바꿔버린 이상 악마의 앞잡이들이 사는 핵심 기관'인 런던에서 이슬람인들이 어떻게 평화로이 살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2005년 3월26일)
"흔들리거나 약해지지 말자. 이것이 어머니와 아버지와 다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2005년 4월6일)
성전에 뛰어들고자 했던 한 영국인 이슬람 청년의 분노, 고독, 권태를 토로하는 일기가 파키스탄에서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35쪽 분량인 이 일기의 작성자는 런던 서부 하운즐로우 출신 `지샨 시디크'라는 이슬람 청년. 그는 3월2일부터 4월6일까지 거의 매일 짧지만 신랄한 어조로 일기를 썼다.
뉴욕타임스는 파키스탄 보안관리의 말을 인용, 시디크가 자살폭탄테러범으로 테러를 감행할 날짜를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월초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 부근 작은 집에 정착한 그는 수상한 행동을 한다는 주변의 신고로 5월18일 파키스탄 보안관리에게 체포됐다. 그는 2003년 2월 처음 파키스탄에 왔으며 아프가니스탄과 카슈미르에서 전투에 참여하며 2년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체포 당시 그의 집에서 문제의 일기와 함께 폭탄 기폭장치로 사용될 수 있는 전기회로, 항공지도가 담긴 컴퓨터 등이 발견됐다. 또 그가 통화한 전화번호의 주인공들 중 알-카에다의 대원이 한 명 있었고, 실패로 끝난 2004년 런던 테러음모와 연루된 극단주의자들도 끼어 있었다.
영국 경찰은 시디크가 최근 발생한 7.7 런던 테러와도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3월11일자 일기에서 시디크는 친구들을 방문해 "나쁜 뉴스"를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편안한 장소가 끝장났고, 우리 일행중 7∼8명이 잡혀갔다. 친구들이 곧 이동할 필요가 있다. 이 자리에 처박혀 있을 수 없다"라고 썼다.
나흘 후 그는 다시 "상황이 좀 더 좋아질 때까지 꼼짝 않고 앉아서 기다려야 한다"며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파키스탄에서 주위에 살던 이웃들을 "더러운 놈들"이라고 부르며 "너희 동물들처럼 오물 더미 속에서 살 수 없다"고 경멸조로 썼다.
거의 매일 BBC 월드 서비스를 청취하고 정원일을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보이는 그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타계 뉴스를 접한 뒤 "알라가 그를 지옥으로 보낼 것"이라고 저주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일기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과 영군군은 "양키 돼지들", 서방과 협력하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사탄", 이브라힘 알-자파리 이라크 총리는 "지옥 불구덩이의 개"라고 매도했다.
영국 언론들은 그가 1992∼1997년 영국에서 크랜퍼드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녔으며, "평범한 평균적인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창시절에 이미 2003년 텔아비브 자살폭탄테러범인 영국인 아시프 하니프를 친구로 사귀면서 이슬람 급진사상에 경도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