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나라(이하 박수) 연극이 원작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도 약간은
연극처럼 과장된 부분들이 많이 있다. 아니, 애초부터 모든 것이 과장된 영화이다.
후반부에 들어서면 보는 이가 부끄러워서 몸을 돌릴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
개인적으로 본인이 꼽는 최고 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가령
올드 보이라던지 살인의 추억이라든지.
대략적인 스토리라면 인기 여류 작가인 정유정의 살인을 둘러싼 검찰 차승원과
용의자 신하균의 심리 싸움. 그리고 이색적인 것은 이것을 방송사가 생중계한다는
것이다. 스토리 부분은 여기까지만 언급하겠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보다는 중간
중간의 개그나 연출이 멋졌기에 말이다. 차승원은 역시 이런게 주특기 같다. 그런데
이 영화. 조금은 난잡하다. 초반에는 개그물에서 형사 심리물, 추리물. 그리고
후반부엔 미스테리 심령 호러물까지! 거의 나올 수 있는 모든 것이 잡탕되어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도 든다.
특히 중후반부엔 방송사에서 수사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굿판을 벌이자고
제안을 하는데, 여기서 부터는 완전 스페이스 판타지 오페라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대게 여기서 영화를 접곤 한다. 어떻게 보던 영화를 도중에 접을 수
있을까? 돈이 아깝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들인 돈이 없는 걸까? 난 도무지 모르겠다.)
영화의 단점이라면 아까도 말했듯이 장르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잡스런
분위기와 딱히 이야기를 끌어가는 이가 없다는 것 정도? 확실히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기 보단 이야기에 끌려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중에
가서야 신하균은 박수의 주연이 아님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암튼 각설하고
이 영화는 창작을 놓아하는 이라면 닥치고 한 번 봐야할 영화임은 분명하다. 난
지금 도시락 싸들고 당신을 찾아가 이 영화를 보게 만들고픈 심정이다. 아, 그리고
뭔가 초월한 듯한 음악도 일품이다. 오프닝곡은 꼭 찾아서 들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