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한 철 장사가 아니므로 뒷북이네 뭐네는 훡유.
후속작이라 믿겨지지 않는 [공공의 적2.]
사족은 자르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공공의 적. 이 시리즈는 제법 유명할
것이다. 전작의 유명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고 본인 역시 꽤나 재밌게
봤었다. 물론 1편을 말이다. 그리고 2편이 영화화 된다는 소리에 깨림칙 하면서도
은근히 기대를 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미 극장에서 내린지 오래가 되어 바로 어제 이 영화를 감상하였다. 믐. 짧게
전작의 대사를 인용해서 감상평을 말하자면 쒯, 마더 뻐커! 개 똥파리 같은!
이상했다. 전작의 절반만 해도 괜찮은 영화가 나올 텐데 도저히 그 어디에도 칭찬해줄
구석이 없었다. 주인공은 일개 강력계 형사에서 검찰로 레벨업. 악당도 일개 살인마
나부랭이가 아닌 엄청난 권력과 자금을 쥐고 있는 실력자! 한 마디로 대결의 판돈이
엄청나게 커진 것이다. 대부분의 헐리우드 후속작이 더욱더 스케일과 판을 크게
만들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전작의 카리스마 넘치는 강철중이는 어딜가고
없었고 다소곳하고 정중해진 강철중이가 날 반기고 있었다. 쉽게 말해 불량아가
범생이가 된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꽤나 거물을 상대하려면 일개 형사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에 주인공이 검찰
쪽으로 올라간 것은 이해하지만 사람의 성격 자체가 아주 정중해져버린 것이다.
전작의 전기톱 들고 달려드는 막가파 같은 카리스마를 기대하진 말자. 그리고 우리들의
공공의 적으로 나오는 정준호. 요녀석도 전작의 적, 이성재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카리스마로 TV 모니터를 압도하였다(?) 분명 전작의 적은 그냥 미친 폐륜 살인마에
불과 했지만 이번엔 돈을 가지고 모든 걸 주무르는 녀석. 폐륜 살인마와 돈마니.
스케일에선 비교가 불허하다. 하지만 정작 눈으로 보고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어깨를 부딪쳤다고 칼로 찔러 죽여버리는 이성재와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는 정준호와는 게임이 안된다. 전작에서 보여주던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는 어디에도 없었다. 확실히 대결이란 맛이 사라지니 영화 자체가 팍
죽어버리더라. 자꾸 왜 전작과 비교를 하느냐~ 라고 물어올지도 모르겠는데
그럴거면 애초에 후속작으로 나오질 말았어야지. 사실 때놓고 봐도 그리 잘 만든
작품이 아니다. 과연 같은 감독이 맞닌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아, 러닝 타임이
얼마나 되는진 몰라도 일단 체감적으로는 꽤 길기 까지 하다. 전작과 전혀 공통분모가
없는 공공의 적2. 그렇다고 해서 발전된, 혹은 나아진 모습도 보이는 게 아닌
공공의 적2. 만약 나중에 3편을 만든다면 설경구 도로 원상복귀 시켜 놓고, 악당은
다시금 악당 다운 모습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 껍질만 커지면 어쩌자는 거야
이 양반아. 내실이 꽉 차진 못할 망정! 만약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고 싶다면
어쩔수 없지만 아직 하나도 안 본 사람이라면 시리즈를 거꾸로 보는 것도 해답이겠다.
아, 훡미. =_=)+
* 그러고 보니 1편과 2편은 시나리오 작가가 다르다고 한다. 2편 쓴 사람은 실미도 쓴 사람이라나 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