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군 궤도 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으로 사회가 술렁이고 있는듯 합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 하나를 들고 미 대사관 앞에서 무언의 시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뿌듯한 희열을 느꼈음은 물론.. 한민족의 위대한 정신 앞에 숙연해졌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사과를 해야할 시기를 약간 놓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남지만..
이번 촛불 시위의 성과는 당장 눈에 보이는 이런 밋밋한 사과를 받아냈다는 것을 뛰어넘어...
누구도 견제하기를 꺼려했던 미국의 독주가 얼마나 위험천만한지를 세계에 각인시켰을 뿐만 아니라..
무너졌던 한국인의 자존심을 부족하나마 보상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반미 감정은 위험 수위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신문지상이나 대중매체를 통하지 않고서라도 주위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니 말입니다.
이런 반미 감정에 휩쓸려 '주한 미군 철수 문제'가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알아야 할 점은 반미 감정과 주한 미군 문제는 확실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비행과 범죄를 일삼는 미군들의 태도는 당장 시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런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 할 수 있는 소파 협정은 누가 보더라도 공평하게 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한 미군 철수.. 네.. 저도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라는 점에는 한치의 의심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이 처한 상황에서 이 문제만큼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전시 상황에서 최고 지휘명령권이 유엔 사령관에게 넘어간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정말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국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최첨단 장비와 고급 인력들이 들어온답니다.
간단한 예로 '항공모함'을 들어 보겠습니다. 항공 모함 단 한대로 웬만한 국가와 전쟁해서 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그 항공모함 한대를 구입하려고 나선다면, 한국은 막대한 재정난에 허리가 휘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꺽어질 것입니다.
이런 항공모함을 우리나라의 국방부장관이 통제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죠?
이렇듯 주한 미군의 주둔은 엄청난 국방비를 절약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쟁이 나면 자연스레 미군의 개입을 보장해주는 인계철선의 역할을 한답니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냉엄한 현실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요망하는 자주 국방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구색도 갖추지 못했는데.. 주한 미군 철수 문제를 꺼내는 건 애써 든든한 방패막을 걷어차버리는 거라 생각합니다.
벼룩을 잡기 위해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반미 감정과 주한 미군 문제는 반드시 또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