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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부풀려졌다?
과대평가 뮤지션들의 대표로 지목된 이들에게는 사실 미안하다.
뮤지션 비평을 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잘 만들든 못 만들든 작품으로서의 앨범을 발표하였는가?의 여부를 따질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앨범’을 발표하는 ‘뮤지션들’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만인을 대상으로 비판 성격의 비평을 하려니, 인지도가 있는 유명 뮤지션을 선택해야 독자들을 이해시키지 편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들보다도 못한 ‘잔챙이’ 뮤지션들은 그물망에서 걸러지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이들보다 먼저 거론해야 정상인, ‘앨범(작품)’을 발표한 적이 없는 엔터테이너들과 ‘헐한’뮤지션들은 이 자리에 오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어쩌랴. 선배는 나잇값을 해야 선배라고 말할 수 있고, 유명인은 그만큼의 함량을 가져야 스타의 반열에 오르더라도 손색이 없는게 아닌가. C’est La Vie!(인생은 원래 그런거야!)
긱스,노바소닉 – 연주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되나?
긱스의 1집의 첫곡 ‘노올자!’에는 “신사 숙녀 여러분. 이 시대가 낳은 최고의 헛소리, 썰렁밴드를 소개하겠습니다. 그 이름도 찬란한 긱스~”라는 멘트가 곡 중간에 있다.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은, 말은 그렇게 하지만 오히려 ‘헛소리, 썰렁밴드’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자신감이 있든지, 70년대 영미권의 펑크밴드들처럼 기성의 평가를 철저히 무시하고 “하고 싶은 음악만 할 테니, 우리를 함부로 재단하려고 들지 마!”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는 기존 대중음악 평론에 대한 무시와 현재 음악팬들에 대한 반감이 다소 서려있다.
한데, 현재까지 나온 앨범만으로 평가할 때 그들은 ‘헛소리, 썰렁밴드’인 것 같고, 평론가의 입장을 떠나서 돈을 주고 그들의 음반을 ‘사준’ 음악팬의 입장에서도 ‘반감’마저 드는데 이를 어찌하겠는가? “긱스의 연주력이 높은지는 모르겠으나 처참할 정도로 형편없는 그들의 작곡력…” 이라고 한 네티즌이 말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에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단어는 ‘처참’뿐이다.
그 단어보다 약간만 수위를 낮춘다면 나 또한 이에 대체로 동의한다. 거기다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유치함만이 남은 이적의 가사들이 앨범을 더욱 열악하게 만든다. 긱스를 보면서 느끼는 의아함은 ‘어떻게 국가대표급 세션맨들이 모여서 이리도 음반을 못만드는가?’ 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타리스트 한상원의 팬이고, 프로듀서로서 강호정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고, 키보디스트 정원영의 연주를 좋아하고, 천재소년 정재일과 20대 초반으로 발군의 기량을 가진 드러머 이상민을 기대한다. 그래서 이들이 모여 음반을 발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상원이 긱스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이적을 프런트맨으로 택한 이유를 ‘밴드의 상업성’에 대한 염두정도로 치부하면서 긱스의 1집을 몹시 기다렸던 팬이었다.
하지만 ‘슈퍼세션밴드’를 예상했던, 나로서는 처음에 이 충격적인 1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곤혹스러웠다. 결국 이들 1집은 ‘좋은 송라이터가 훌륭한 작품을 만든다’는 평범한 진리를 정확하게 확인시켜준 결과물이 되었고, 내가 뮤지션을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앨범이 되었다. ‘작품’을 만들고 싶으면, 좋은 송라이터가 되든지, 송라이터를 구하든지 하라’고.
그런데, 한가지 의문은 남아있다. 한상원은 이전에 발표한 독집앨범 ‘soul, soul soul of song(1993)’ 과 ‘funky station(1997)’에서 분명히 송라이터로서의 자질을 보여주었다. 긱스의 2집에서 ‘새’와 같이 훌륭한 노래를 만든 정원영의 재능또한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왜? 내가 추측하기로는 이적의 부조화와 정재일에 대한 과용이 낳은 사태라고 여겨진다. 지금 긱스는 분명히 ‘음악감상 웃기지 말고, 평론가도 재수니’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
그리고 노바소닉. 이들도 역시 뛰어난 세션맨들이 모여서 의아한 앨범들을 만드는 대표적인 밴드이다.
패닉출신의 김진표와 넥스트 출신의 김세황 김영석 이수용이 모여서 만든 노바소닉은 ‘열외(1997)’에서 보여준 김진표의 역량과 나머지 셋의 탄탄한 연주력이 뒷받침되면 좋은 밴드가 될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 밴드였다.
그런데 정작 나온 결과물은 넥스트의 아류성격의 곡에 김진표의 랩이 추가된 이상한 부조화였다.
김세황은 다운타운1집에서부터 90년대의 촉망받는 기타리스트로 정평이 나 있었고, 김영석과 이수용의 리듬섹션도 인정을 받아왔었다.
결과적으로, 신해철의 ‘가오’(긍정적으로 말하면 카리스마, 부정적으로 말하면, 얼굴마담)로 버텼던 넥스트의 음악에서 신해철의 공백을 김진표가 채우니 함량이 떨어져버린 것이다.
일례로 노바소닉1집에 수록된 뭔지 알 듯 말듯한 가사(‘태양의 나라’)는 신해철이 부르면 일반적으로(필자는 빼고) ‘철학적’으로 비춰지지만, 김진표가 부르면 내게는 ‘코미디’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노래들의 열악한 가사와 곡의 지루함은 참고 듣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그런데도 이후 2장의 앨범을 더 만든 것을 보면, 한국 오버그라운드 신에 정말로 록 밴드가 없기는 없나보다.
김현철,윤상-이 시대의 피터팬 혹은 치밀한 비즈니스 맨.
이들 말고도 신승훈, 이승환 등이 더 있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다들 30대중반으로 음악만들기의 기능성으로 보아서는, ‘장인’ 반열에 올랐다는 점이고, 이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또한 김현철, 윤상은 20대 중반에 이미 ‘음악감독’의 반열에 오른 촉망받는 기대주들이었다.
김현철은 3집(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으로, 윤상은 고등학교 때 결성했던 밴드와 이름이 같은 페이퍼모드를 결성해 (part2)를 발표하면서 여러 장르를 혼합하면서도 자신 고유의 색깔을 만듦으로서 그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앨범에 수록된 곡들도 완숙하면서 에너지가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조금의 진보도 없었고, 그게 다였다. 물론 김현철은 최근작인 8집<…그리고 김현철>까지 내면서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윤상은 비정규작인
하지만 이들에 대한 평가는 그 ‘기능성’밖에는 달리 말할 것이 없다.
이들에게는 그 나이에 걸맞는 ‘고민’이 보이지 않고, 휴양지에서 음악을 작업하는지 ‘분노’할 줄을 모른다. 그리고 ‘10대 소녀의 감성을 가진 20대 미숙아 처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수준의 노래들을 부른다.
윤상이 이번 4집<이사>의 재킷 슬리브 사진중에는 만화잡지 <소년챔프>가 쫙 꽂힌 책장 앞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는데, 그게 바로 예전보다 작사를 더 많이 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그의 노래에 드러난 느낌이다.
고민을 하더라도 딱 그 수준의 고민이고, 사랑노래를 만들어도 딱 그 수준의 가사를 써댄다. “오늘도 난 깜짝 놀라지, 눈이 부시도록 예쁜 너에게/ 언제부터 이렇게 된걸까, 눈이 멀어버린 걸까(‘a fairy tale’)”라는 노래를 35세의 그가 부른다.
이런 노래를 30대 처자들은 그에게 환호하는 것일까? 김현철은 윤상보다는 좀더 가사를 쓸 때 치장을 하기 때문에, 뭔가 있어 보이지만, 결국 본질은 같다고 본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그들은 정말 ‘피터팬’의 감성을 가진 순진한 청년들일까? 짐작이지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현실 생활과 작업생활을 다르게 가지고 가는 뮤지션에 가깝고, 엄밀히 얘기하면 팔릴수 있는 노래들을 만드는 ‘치밀한 사업가’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현재 한국에서 음반을 팔려면 어떤 계층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고, 그들에게 먹힐 노래들이 어떤 종류인지 아는 것 같다. 김현철과 윤상의 주 수요층은 신승훈, 이승환(어린왕자!)이 공략하는 10대,20대 ‘소녀들’ 보다는 한 단계 위인 20대,30대 ‘처자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들(김현철,윤상의 팬들)이 좋아하는 것은 현 시대의 정치,사회와 유리된 고민없는 ‘안일함’이나 10대 소녀 시절에 가졌던 ‘몽상의 재현’ 이다.
나는 김현철과 윤상이 이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래서 자기의 평소 모습과 노래 속에서의 모습을 다르게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시비거는 풍토도 사실 없기 때문에, 쉽게 음악 생활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고. 하지만 이 둘은 몇 년 있으면 40세인데, 그때는 어떻게 처신을 할지 모르겠다. 그때도 이런 노래를 부르면 ‘디스코 바지를 입은 할아버지’처럼 촌스러울텐데.
음반기획사를 차려서 그 동안 쌓은 노하우를 사업화 시킬것인가? 또한 그들이 윤종신, 이현우와 <사색동화> 같은 앨범을 만든 것도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그리고 이현우가 왜 그들과 함께 앨범을 냈는지도 모르겠다. 이현우는 그 나이 또래의 뮤지션들 중에는 그래도 인정받을 만한 활동을 하는 편에 속하는데 말이다.(그는 한국에서 제대로 된 하우스 뮤직을 최초로 시작한 뮤지션으로 알려졌고, 이후 기복은 있었지만 록 밴드 문차일드에서 보여준 록필을 이후
김윤아(자우림), 우미진 – 소녀시대
자우림의 보컬리스트 김윤아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음악 안에는 개인과 사회를 포괄하는 ‘정신’이 녹아 있어야 하고, 주파수가 맞는 청취자들을 감동시킬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아주 지당한 얘기이고, 그런 생각을 하는 김윤아를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그녀가 이를 자신의 음악 안에 온전하게 용해만 시킬 수 있었다면 그녀는 벌써 한영애, 장필순, 이상은과 같은 ‘대가’가 되었을 것이다.
이미 20대 중반에 ‘공무도하가’나 ‘외롭고 웃긴가게’같은 걸작을 만든 이상은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상은은 김윤아보다도 어린 나이에 거장이 되었고, 김윤아는 자우림1집
그녀의 홈페이지에는 “여가 시간에는 주로 엄청난 양의 만화책을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쇼핑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라는 얘기도 있는데, 가혹하게 얘기하면 이것이 그녀가 만든 음악을 대충 설명하는 요서들이라고 생각하다.
결국 김윤아는 데뷔 초기만 해도 그녀 또래의 여자 가수들에 비해 올바르게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치열한 고민을 통해서 작품을 만들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상은’이 될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그 동안 소속사의 매니지먼트 정책(사진화보집 제작 같은 ‘이미지 만들기’에 치중하는)과 별개로 자기만의 수양 시간을 정말로 가졌다면 1집
내가 생각하기에는 앞에서 김현철과 윤상을 얘기할 때와 같은 맥락의 ‘주파수가 맞는 청취자들을 감동시킬수 있어야 하며’정도인데.
그리고 우미진. 그녀는 올초에 데뷔앨범
누군가는 한국의 재니스 조플린이라고까지 추켜세웠다. 웃.기.고.있.네(이는 우미진이 아니라, 그 매체 기자에게 한 말이다.) 우미진은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뛰어난 로커로 성장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살며시 나와 고개를 들어 새싹이 돋아나듯 가만히 앉아서 너를 지켜봐. 하루 종일 걱정하지마. 내가 있잖아 (‘베스’)라는 10대 소녀의 일기장에나 나옴직한 얘기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몸은 처녀인데 정신은 소녀인’ 우미진을 제니스 조플린에 비교했던 기자는 가사나 제대로 ‘읽어보고’ 기사를 쓴 것인가? 그래서 사실 우미진에 대해서 느끼는 불쾌감은 그녀로부터 기인된 것이라기보다는 한국의 거대매체에서 글을 쓰는 일부 자질없는 기자들에 개한 분노로부터 촉발된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거기다가 ‘페미니즘’ 운운하지는 않은 것이다.
윤도현-송라이터(또는 프로듀서) 부재의 한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
이제 이 글에서 가장 언급하기 미안한 뮤지션인 윤도현만 남았다.
그래서 그에 대해서는 불만보다는 ‘아쉬움’을 얘기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윤도현 1집 <윤도현>과 2집 <윤도현 밴드2>를 좋아하고, 그는 성실하게 음악을 해온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이다.
그들에 대해서 한 네티즌이 “노래 잘하고 연주만 탄탄하면 대접받고 판 팔아먹을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곡? 곡은 상관없다.” 라는 얘기를 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사실 ‘현재의’ 윤도현 밴드를 생각하면,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윤도현 밴드의 문제는 팀 내에 역량 있는 송 라이터가 없다는 점이고, 프로듀서도 부재한 상태이다. 윤도현 밴드가 최소한 3집<소외>까지 비평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프로듀서 강호정과 유병렬의 역량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윤도현의 곡들이 빛이 났다.
거기다가 지금은 윤도현의 창작력이 시들어버렸고, 이는 최근작인 5집을 들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사실 의아한 것은 그가 머리를 밀어버린 것과 함께, ‘왜 갑자기 송라이팅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는가?’이다.
그들은 이를 의심해본 적이 없는지? 해결 방법은 윤도현이 쉬면서 다시 창작에 몰두할 시간을 갖는 것인데, 왜 라디오 프로그램dj와 tv프로그램 진행자를 동시에 맡으면서 자신을 소진시켜 버리는 것일까?
물론 공중파의 진행자를 맡으면 활동에 매우 유리한 점이 있고, 차지 음반을 낼 때 상당히 도움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지난번 5집과 같은 실망스러운 앨범을 발표하거나, 라이브에서 몇 년째 같은 노래를 울궈먹는 것을 팬글과 비평가들이 계속 용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바라건데 4집으로 생명이 사실상 끝난 송골매가 그 후로 5장의 앨범을 더 발표하면서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준것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
송골매도 4집을 발표할 때까지는 영화까지 출연한 80년대 초반의 ‘당대의 아이돌 스타’였다.
글/박준흠(대중음악 평론가. 웹진 가슴 편
발췌: 지큐 2002/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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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ㅎㅎㅎ 마구 욕해 줍시다.( 진짜로는 말구)
박준흠... 그래 니 뿡이라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