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우리나라가 가문의 성을 중시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더더욱 호주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왜 아직도 남아 선호 사상이 남아 있는 걸까요? 저는 그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호주제 때문이라고 봅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가문의 성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풍토 속에서 자신의 대를 잇고, 자신의 재사를 치뤄줄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성을 이어줄 아들을 딸보다 더 우선 순위로 여기게 되는 것 아닐까요?
작년도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뉴스위크지에 한국의 낙태율이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기사가 실렸었습니다.
태아 4명중 3명이 낙태된다는 충격적인 기사였습니다.
왜 우리나라의 낙태율은 그렇게 높은 걸까요?
물론 올바르지 않은 성교육이 그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한 낙태 또한 그 큰 이유 중 하나이며,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호주제가 배타적 가족관과 개인주의를 가져온다는 건 모순이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이 다르다고 해도 가족은 가족입니다.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족간의 유대에 차이가 생기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족간의 유대가 약해진다면, 우리의 어머니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현재 우리의 어머니들은 우리와는 다른 성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어머니를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또 한가지, 호주제 폐지는 여성 인권 신장과 함께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어떤 분은 호주제 폐지하면 여자들도 군대가라고 하시는 분도 있더군요...ㅡㅡ;;..)
하지만 호주제로 인해 피해를 받는 것은 여성들만이 아닙니다.
일차적인 피해가 여성들의 몫이라면, 이차적인 피해는 아이들이 입게 되죠.
또한 더 나아가 가족 구성원 전체가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성들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아이들을 위해서 호주제가 반드시 폐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래의 글은 호주제와 그 문제점에 대해 참고가 되었으면 해서 퍼온 글들 입니다.
1. 호주제란 무엇인가?
(1) 정의
민법상 家를 규정함에 있어 ꡐ호주ꡑ를 중심으로 하여 가족을 구성하는 제도로써, 민법 제4편(친족편)을 통칭하며 그 절차법으로 호적법이 있다.
호적제도 : 민법상의 호주제도․家제도가 규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 각 개인의 모든 신분변동사항(출생, 혼인, 사망, 입양, 파양 등)을 시간별로 기록한 공문서로써, 사람의 신분을 증명하고 공증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편제방식은 하나의 호적에 가족 모두의 신분변동사항이 기재되며, 편제의 기준은 ꡐ호주ꡑ이다. 즉 가족원 모두는 호주를 중심으로 하여 그 상호관계를 기재함으로써 그 지위가 명시된다.
(2) 관련 법 조항
민법
제778조(호주의 정의) 일가의 계통을 승계한 자, 분가한 자 또는 기타사유로 인하여 일가를 창립하거나 復興한 자는 호주가 된다.
제779조(家族의 범위) 호주의 배우자, 혈족과 그 배우자 기타 본법의 규정에 의하여 그 家에 入籍한 자는 家族이 된다.
제785조(호주의 직계혈족의 入籍) 호주는 他家의 호주아닌 자기의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을 그 家에 입적하게 할 수 있다.
제791조(分家호주와 그 가족) ① 分家호주의 배우자, 직계비속과 그 배우자는 그 分家에 입적한다.
②本家호주의 혈족아닌 分家호주의 직계존속은 分家에 입적할 수 있다.
제793조(호주의 입양과 廢家) 一家創立 또는 分家로 因하여 호주가 된 자는 他家에 입양하기 위하여 廢家할 수 있다.
제794조(女戶主의 혼인과 폐가) 女戶主는 혼인하기 위하여 廢家할 수 있다.
제795조(他家에 入籍한 호주와 그 가족) ① 호주가 廢家하고 他家에 入籍한 때에는 가족도 그 타가에 입적한다.
②前項의 경우에 그 타가에 入籍할 수 없거나 원하지 아니하는 가족은 一價를 創立한다.
제826조(부부간의 의무) ① 부부는 同居하며 서로 扶養하고 협조하여야 한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로 일시적으로 동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서로 忍容하여야 한다.
②부부의 동거장소는 부부의 협의에 따라 정한다. 그러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이를 정한다.
③처는 부의 가에 입적한다. 그러나 처가 친가의 호주 또는 호주승계인인 때에는 부가 처의 가에 입적할 수 있다.
④전항 단서의 경우에 부부간의 子는 母의 姓과 本을 따르고 母의 家에 入籍한다.
제980조(호주승계개시의 원인) 호주승계는 다음 각호의 사유로 인하여 개시된다.
1. 호주가 사망하거나 국적을 상실한 때
2. 양자인 호주가 입양의 무효 또는 취소로 인하여 離籍된 때
3. 女戶主가 親家에 復籍하거나 혼인으로 인하여 他家에 入籍한 때
제981조(호주승계개시의 장소) 호주승계는 被承繼人의 주소지에서 개시된다.
제982조(호주승계회복의 訴) ① 호주승계권이 僭稱戶主로 인하여 침해된 때에는 승계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호주승계회복의 訴를 제기할 수 있다.
②前項의 호주승계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승계가 개시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한다.
제984조(호주승계의 순위) 호주승계에 있어서는 다음 순위로 승계인이 된다.
1. 被承繼人의 直系卑屬 남자
2. 被承繼人의 家族인 直系卑屬여자
3. 被承繼人의 妻
4. 피승계인의 가족인 직계존속여자
5. 피승계인의 가족인 직계비속의 妻
제985조(同前) ① 前條의 규정에 의한 同順位의 직계비속이 數人인 때에는 最近親을 先順位로 하고 同親等의 직계비속중에서는 혼인중의 출생자를 선순위로 한다.
②전항의 규정에 의하여 순위동일한 자가 數人인 때에는 年長者를 선순위로 한다. 그러나 전조 제5호에 해당한 직계비속의 妻가 數人인 때에는 그 夫의 순위에 의한다.
③양자는 입양한 때에 출생한 것으로 본다.
제986조(同前) 제984조 제4호의 직계존속이 數人인 때에는 最近親을 선순위로 한다.
제987조(호주승계권없는 生母) 양자인 피승계인의 생모나 피승계인의 父와 혼인관계없는 生母는 피승계인의 가족인 경우에도 그 호주승계인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피승계인이 분가 또는 일가창립의 호주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989조(혼인외출생자의 승계순위) 제855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혼인중의 출생자가 된 자의 승계순위에 관하여는 그 부모가 혼인한 때에 출생한 것으로 본다.
제991조(호주승계권의 抛棄) 호주승계권은 이를 抛棄할 수 있다.
제992조(승계인의 결격사유) 다음 각호에 해당한 자는 호주승계인이 되지 못한다.
1. 고의로 직계존속, 피승계인, 그 배우자 또는 호주승계의 先順位者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자
2. 고의로 직계존속, 피승계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加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
제993조(女戶主와 그 승계인) 여호주의 사망 또는 離籍으로 인한 호주승계에는 제984조의 규정에 의한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있는 경우에도 그 직계비속이 그 가족의 系統을 繼承할 血族이 아니면 호주승계인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피승계인이 분가 또는 일가를 창립한 女戶主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994조(承繼權爭訟과 재산관리에 관한 법원의 處分) ① 승계개시된 후 승계권의 存否와 그 순위에 영향있는 爭訟이 법원에 繫屬된 때에는 법원은 피승계인의 배우자, 4촌이내의 친족 기타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하여 그 승계재산의 관리에 필요한 처분을 하여야 한다.
②법원이 재산관리인을 선임한 경우에는 제24조 내지 제26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제995조(승계와 권리의무의 승계) 호주승계인은 승계가 개시된 때로부터 호주의 권리의무를 승계한다. 그러나 전호주의 一身에 專屬한 것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2. 문제점
▲ 3살 손자가 60세 할머니의 호주?
현행 호주제도는 호주가 사망하면 아들 - 손자 - 미혼인 딸 - 배우자 - 어머니순으로 호주승계 순위를 정하고 있다[민법 제984조].
아들을 1순위로 하는 이러한 제도는 아들이 딸보다 더 중요하다는 법감정이 내재된 것으로써 좁게는 가족 내에서, 넓게는 사회 전분야에서 남성이 모든 여성에 우선하도록 하고 있고, 아들을 낳아서 ꡐ대를 이어야ꡑ 한다는 남아선호사상을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3살짜리 손자가 60세가 넘은 할머니와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인 어머니의 호주가 되는 등 현실의 가족질서에도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제도이다. 물론 3차례에 걸친 민법 개정을 통해 호주의 권한이 명목상으로만 남아있다고 하지만, 남성우선적인 호주승계제도는 자녀들의 경우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해야 하는 조항 및 남자의 성씨만을 따라야 하는 조항들과 맞물려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강화시키고 있다.
▲ 이혼(또는 재혼)한 엄마랑 같이 사는 데 주민등록에는 ꡐ동거인ꡑ?
자녀는 출생하면서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고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하며, 아버지를 알수 없는 경우에 한해서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어머니 쪽의 호적에 입적한다[민법 제 781조].
결혼을 해서 부부가 새 호적을 편제할 때, 남편이 호주가 되고 여성은 남편의 호적에 입적 한다[민법 제826조 3항].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행 민법에서는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여성은 혼인하여 남편호적에 입적하고, 자녀 역시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父家에 입적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풍조를 만들어냄으로써 母家에 입적한 자녀에 대해 차별의식을 발생시킨다.
또한 이혼․재혼여성에게는 어머니로서의 권리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이혼시 여성은 전 호적으로 복귀하거나 1인 1호적을 창설할 수 있지만, 자녀는 당연히 아버지의 호적에 남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혼한 어머니가 자녀와 함께 살더라도 호적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전 남편의 자녀를 데리고 재혼을 하게 될 경우 자녀의 성씨․본적․호적을 재혼한 남편의 것으로 변경할 수 없어, 자녀가 새 아버지와 다른 성씨 때문에 혼란을 겪는 사례가 많고 주민등록에는 자녀가 ꡐ동거인ꡑ으로 기록되어 학교에서 ꡐ왕따ꡑ를 당하는 등 피해가 많다. 이 때문에 재혼을 하고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거나 심지어 아이를 사망신고한 후 출생신고를 다시 하는 탈법적인 방법까지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이혼․재혼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부가우선입적원칙은 여성의 부모로서의 권리에 대한 불평등을 낳을 뿐 아니라, 이혼․재혼․홀부모․미혼부모 가구 등 다양해지고 있는 현실의 가족형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 남편의 혼외 자는 남편 맘대로. 처의 혼외 자도 남편 맘대로!
여성이 혼인 외 자녀를 입적시킬 때는 전 남편과 현재 남편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아내의 동의가 필요치 않다[민법 제784조].
남편은 처의 혈족이 아닌 혼인 외 자녀를 입적시키는데 처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처는 남편의 혈족이 아닌 혼인 외 자녀(재혼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 외도로 낳은 자녀 등)를 입적시키는데 남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호적의 주인이 ꡐ호주ꡑ임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으로써, 호적이 남편의 부계혈통을 이어가는 家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남편의 혈통이 아닌 자녀는 호적상 주인의 허락을 필요로 한다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이는 부부평등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여성의 혼인 외 자녀를 차별하게 되고 남편이 호적입적을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그 자녀가 입적할 호적이 없어 아동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 아들바란 부모세대, 짝궁없는 우리 세대
남성우선적인 호주승계제도․호적편제방식․성씨제도는 법적으로 부계혈통만을 인정하는 것이다. 즉 여자는 호주가 될 수 없으므로 한 집안의 혈통을 잇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남아선호사상을 부추겨 1년에 3만명에 달하는 여아가 ꡐ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ꡑ 어머니의 뱃속에서 낙태를 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아:남아의 출생성비가 100:110.2(98년 현재)라는 매우 기형적인 성비불균형 현상을 낳고 있다. 초등학교에 가보면 여자짝궁이 없어 남자 아이들끼리 앉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성감별에 의한 여아낙태는 남녀가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한 근본을 부정하는 일이며,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풍조를 만들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 국제사회가 비웃는 성차별적 제도
호주제도는 남성우선적 호주승계순위 및 부가우선입적주의 등 ꡒ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과 남녀평등을 보장한다ꡓ는 헌법 제36조 1항의 정신에 위배됨과 동시에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 제16조 ꡒ가족성씨 선택의 자유권ꡓ에도 위배되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또한 지난 1999년 11월 UN인권이사회에서는 ꡒ호주제는 여성을 종속적인 역할로 위치 짓는 가부장적 사회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강화시킨다.(중략) 이 규약에 명시된 모든 권리를 남녀가 평등하게 향유할 권리를 국가가 보장하지 못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ꡓ고 권고사항을 결의한 바 있다.
세계 어느나라에도 부계혈통만을 인정하도록 법적으로 보장해놓은 나라는 없다. 21세기를 맞이하여 가족원 모두가 인격을 가진 개인으로서 존중되는 민주적이고 열린 가족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가장과 그에 복종하는 가족원으로 분리되는 권위주의적인 가족편제방식을 하루빨리 개혁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이루기 위한 핵심 열쇠가 호주제 폐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