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글을 워낙 못쓰기에.. 많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는 서울사람임을 밝힙니다. 서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소위 '강남' 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과 저를 연결시키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이 자리를 빌어 '강남'에 대한 무조건적인 편견과 잘못된 선입관을 갖는 것은 어떤 방식에서든 올바르지 못한 행위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을 이해할 땐 그 사람의 배경도 중요지만 배경이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행정수도 이전. 이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매번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의 반대와 수많은 비판들을 받아가면서도 정부는 단호히, 어쩌면 저돌적이라고도 할 수 있도록 신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도 여당의 지지기반층 확보를 위한 정책중 하나일 테지만, 정부의 신행정수도 건설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신행정수도 건설은 남한 국토의 중간에 있는 충청권으로 행정수도를 옮겨,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정책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는 중장기적인 이익을 도모한 미래지향적인 정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야말로 짧은 시야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신행정수도 건설은 남한 국토의 균형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남한' 에만 국한되어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대한민국'은 한반도에 기반을 둔 나라여야 한다. 지금은 어떤 원치 않는 이유로 국토의 반 밖에 쓰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통일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여기서 많이 왈가왈부하지 않겠다. 어쨋든 경제성장이 멈춰가고 있는 시점에, '통일'같은 큰 경제성장의 발판이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어쨋든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국토의 정중앙' 이란 충청권이 아닌 서울일 것이다. 지금 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긴다면, 통일 이후엔 또다시 '신북행정수도'를 건설할 텐가. 오히려 서울이 그대로 수도로 있다면 통일 이후의 '남북격차'는 북쪽에 서울과 이어진 도로와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또한 '국토의 균형발전' 이라면 왜 국토에서 가장 낙후된 강원도로 이전하지 않는가.
사람들은 행정수도 이전으로 인해 부동산의 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충청권의 부동산 과열됨으로써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뿐만아니라 서울의 부동산 과열이 해결될거라는 생각은 한국의 경제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다. 서울, 그것도 강남의 부동산 과열은 수요가 많아서가 아니다. 침체된 우리의 경제가 돈을 가진 투자자들로 하여금 부동산 외에는 투자할 곳이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부동산 과열 문제는 투자할 곳이 없는 투자자들이 안정된 투자처를 노리면서 몰려듬으로써 생긴 문제다.
부동산 문제는 경제침체의 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행정수도 이전 비용으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투자자들에게 기업이나 주식같은 다른 부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장려해주는 것이 당연지사 아닌가. 결제가 살고, 투자할 곳이 많다면 부동산 투기 열풍은 줄어들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은 '서민'들의 경제에 도움이 된다기보단 '귀족'들의 이득싸움에서 '서울귀족' 에서 '충청귀족'으로의 세력이동밖에 되지 않는다. 행정수도 발표 초안 때 이미 필자에 집에도 하루에 수차례씩 땅사라고 전화가 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지 않는다. 무슨 뜻이겠는가? 이미 서울의 돈 많은 사람들이 충청지역에 땅을 다 사들였다는 뜻이다.
땅은 돈 있는 사람들이 산다. 이미 돈 많은 사람들이 충청지역의 요지를 은밀히 사서 보유하고 있는 마당에, 행정수도 이전은 오히려 서울에서 근근히 먹고 사는 '땅 살 돈 없는 중산층' 사람들을 솎아내는 효과만 나타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은밀한 땅투기' 로 빈부격차는 전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을 해도 서민들에겐 경제성장의 이익은 조금도 없다. 지금의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혁되지 않는다면 돈 없는 그들은 또다시 돈에 의해 경제중심의 밖으로 내몰리고, 또다시 가난의 수렁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막대한 국가예산 낭비인 행정수도 이전은 정말 할 이유가 있는가?
신행정수도 이전으로 변하는 것은 없다. 우리의 사회문제, 경제, 빈부격차 등은 모두 우리 사회의 경제구조와 사회구조의 모순에서 근본된 것이다. 이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 한은, 우리 사회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신행정수도 건설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거라는 어린아이의 꿈같은 생각은 버리길 바란다. 현실의 고난을 모두 서울에 책임을 전가하여 회피하려 들지 말고, 현상의 근본부터 똑바로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