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틈새에 버티고 앉아
찬바람만 씽씽 날리는
이놈의 지리산을 갈아
한 입에 털어놓고
낙동강을 한 바가지 퍼마시고
섬진강을 한 바가지 퍼마신 후에
모두가 취하도록 춤을 추면
어떤 노래가 흘러나올까.
아무리 고개를 흔들어도
너와 나는 우리
네 밑에 나의 말을 섞어 고함지르면
그 소리 어디까지 날아가서
어떤 메아리로 되돌아올까.
야, 천왕봉아, 피아골아,
손만 잡아도 피가 통하는 사람들아,
네 맘과 내 맘을 모아 강을 만들면
어느 바다까지 흘러가서
어떤 물결로 넘쳐 흐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