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 속에는
금수강산 같은 미인이 살고 있어요.
호랑이 발톱 같은 붓끝에다가
당신의 마음을 듬뿍 묻혀
성형 수술하듯 빚어놓은 그림 속에는
춘향이 심청이 논개 황진이
양귀비 클레오파트라 마릴린 몬로
태백산맥에서 훔쳐본 외서댁까지
하나로 똘똘 뭉쳐
일곱 빛깔로 웃고 있군요.
밤마다 금수강산을 유람하는
당신의 육자배기에
복숭아꽃 흐드러지게 피고 있군요.
산등성이를 넘어오는
그 여인의 거친 숨소리
우리의 꿈속에까지 넘치는군요.
도대체가 알 수 없는 그림 앞에서
헛심만 쓰는 우리들의 아픔이
지리산에 숨어 피는 엉겅퀴 꽃처럼
밤낮으로 피를 토하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