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당신의 말씀이
아무리 자애로워도
나비가 날지 않는
빈 뜰이 있습니다.
때로는 이슬비로
때로는 소낙비로
밤마다 새로 우는
풀잎들이 있습니다.
천년을 심어 온 씨앗들
트이지 않는
비인 자리 자리마다에서
당신의 자애로운 말씀에도
제 뜻을 시러 펴지 못하는
어린 풀잎들이 있습니다.
모든 꽃들이
나비로 춤추는 밤
그리움의 속살이
갈기갈기 찢어진 채로
보름달 쥐불로 몽땅 태워도
봄이면 다시 돋아나는
우리들의 소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