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가 가끔은 어려보이고 싶은 날들이 있었다.
아직 난 어리지만, 나에게 보이는 어렸던 날들을 그려보는 일.
시간의 흐름 속에 하얗게 잊혀져간
기억과는 다른 이름에 젖어있는 이유일까.
나 자신도 새로운 이름을 부르고 있는 지금의 난
가끔은 열어볼 수 있는 어린 가슴이 머뭄에,
그 어느 날에 느끼는 미묘한 감정에 기대어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물어보곤 했다.
지금 변해버린 나는, 정말 이 모습 그대로 나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를..
기억은 머문다는 말이 있다.
머무는 기억에 비춰본 나는,
나라고 단언하기에는 부족한 그것이기에
때마다 나인가를 되물으며 새로운 나를 기다리려 애쓴다.
그런 이유로
살아갈 나는, 나다워지기를 갈구하며
언제나 변하는 일을 반복할 것이다.
그리워하던 어린 날의 초상,
그를 바로보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