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가을잎새가 누런두런 모여앉아
나의 이름을 새기는
추억으로 물든 나무와 나무 사이
시절이 잠든 가을들판에
하루의 나는
오래두고 간직한 슬픔을 옮겨왔다.
그러는 동안 철새의 시간이 지나가고
가을들판도 그 거리가 멀어져 가고 있었을 때
그제서야
집으로 가는 길에
나는 누런두런 핀 잎새를 생각해냈다
그 때 들판 위를 걸으며 보았던
잎새들의 흔들리는 표정을.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가고..
어느 가을날
들판이 멀어갈 즈음,
잎새가 멈춘 가을거리에
은행빛 사람들이 누런두런 모여앉은
유서처럼 펼쳐진 가을의 노년
눈을 감고 말하는 시간.
그렇게 선 거리는 밤을 쫒아
별자리를 향해 멀어지고
어느 여름발 아래에 놓인 나는
숨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하늘로 가는 자리를 찬찬히 바라본다.
7월 6일, 새벽.
밤은 꿈처럼 깨어지고..
--------------가을바람---------------
가을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