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씨개명이 조선인들의 요구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한 아소 다로 일본 총무상이 지난 9일‘일본도 독도 우표를 발행하겠다’고 나선 데 이어, 고이즈미 총리까지‘다케시마(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발언하는 등 한-일간에 때아닌 우표 분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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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래로 문제시 되어온 독도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하다. 일본인들은 조선조 태종의 공도화정책이 이루어진 시대의 조상까지 읇어가며 비논리적인 주장을 펴고 있으며, 민족의 대표는 그 말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독도에 대해 “일본의 땅, 영토분쟁지역“이라고 표현한 일본의 말은, 한국에게는 충분한 자극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그들의 주장을 식민사관에 기초한 국익을 얻기 위한 자기주장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그들의 이익을 잣대로 보고 양국의 분쟁을 주도하고 있으며, 실제적인 한국의 독도소유에 대해서도 부당한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얼마나 달라졌는가. 일본이 조선왕조를 무너뜨리고, 문화적 우월감에 기초한 대한청년의 투쟁 앞에, 칼을 내지르던 비극의 시대는 이미 오래다. 냉전의 마지막 축이 가진 불안정성을 물어, 다시 말을 돌려오겠다는 강국의 망상인가.
여기에서, 우리가 가진 일본의 자기주장에 대한 시각을 전환할 필요성이 생긴다. 일본의 편협한 자기주장은, 독도를 얻음으로써 생기는 영해권에 대한 자국민의 인지도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한국의 외교부와 정부는 이렇다할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는다. 고이즈미의 망언을 한국의 노무현이 굳이 문제시하지 않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자기주장은 그들의 발언에서 나타나듯이,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이슈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사실 바라는 것은 이슈화가 아닌 국제사법재판소에 소송을 거는 일이다. 일본은 재판에서 그들에게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한국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독도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 그것을 50년동안 잘 이어왔고, 재판에 오르게 된다 할지라도 실질적인 소유권이 있는 나라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기초하여 독도문제의 이슈화를 막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외교적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매우 현명하고 전략적인 것임에도, 국민은 이슈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사실적인 문제이다.
일본에 대한 우리의 전통적인 입장은 어디로 간 것이 아니다. 조상의 이화사상이 변천하여 중국도 일본도 모두 이로 바뀐 것 뿐이다. 이런 사상은 뒤집어보면 일본에 대한 적대심을 일본 스스로가 부추겨 국민의 여론을 반일로 몰아가고만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자각을, 지금 필요로 하고 있다. 독도는 단순히 동해어장을 겨냥한 일본의 공격이 아니라, 식민사관의 망국적 발상이다. 우리가 독도를 잃는다면 그것은 독도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과거식민지들을 하나, 둘 일본에 돌려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그러므로 독도를 우리가 알고 우리가 지켜야만 한다. 독도는 우리 한국의 땅이고, 민족의 자존심이며, 독도는 자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