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온 여성 여행자가 리시케시 산중에 사는 한 사두를 만나러 갔다. 돌을 쌓아 만든 허름한 토굴에 한 사두가 팬티도 걸치치 않은 알몸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민망해진 프랑스 처녀 베로니끄가 물었다.
"아니 팬티도 입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요?"
그러자 온몸에 허옇게 재를 바른 그 나체 사두는 손가락으로 허공을 찌르며 말했다.
"우주가 나의 집이고, 이 네모난 토굴은 나의 팬티다. 그런데 그대는 무슨 일로 내 팬티속에 들어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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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변 - 세상에 점차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면 재치 있는 사람들이다. 재치는 허풍쟁이의 모험담부터, 인생을 한결같이 살아온 위인의 휴식처이기도 했다.
재치는 다만 허울만은 아니다. 지금보면 얼굴이 뻑뻑하게 굳어서 버스를 지키거나,교실에서 꾸벅꾸벅 졸거나, 찌르면 욕이 나올 것 같은 그런 얼굴들에게 향기로운 휴식이 되는 것은 세상에 기름 같은 재치이다.
우리의 기준으로는 아니겠지 싶지만, 누구든의 기준은 있는 것이다. 꼭 우리가 기대한 생각은 아니라고 해도 그것 역시 그에게 그렇다면 그런 것 뿐이지, 구태여 꼬투리 잡을 것은 없다. 그냥 마음편하게 "그렇습니까?" 하면 되는 것이다.
雪<ゆ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