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쓰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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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마치 길고 긴 드라이브를 하고 집에 돌아온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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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인생이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아버지의 지혜 덕분에 강아지는 주인집 아이들의 보살핌 아래 잘 자랄 수 있게 되었다. 그건 무척 다행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강아지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내 것' 과 '내 것이 아닌 것'ㅡ그 차이는 몹시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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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써온 것이 내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물론 내 사랑하는 아이들이다.
내가 하루에 비는 기간은 그 아이들을 수태하여 낳는 것에 바쳤고,
그 아이들을 위하여 아름다운 것과, 아름다운 사물과, 아름다운 노래를 보고
듣고 접하도록 나를 유도하고 인도하고 아끼는 섬세한 작업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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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창작시방에는 500도 넘는 아이들 ㅡ개중에는 벌써 아장장 걸어다니며
아바바.. 이쁜 옹알이를 하는 아이들도 있는 반면에, 정말 나 없으면
누구도 안 보아주는 미숙하고 여리고 외롬 잘타는 아기들도있다ㅡ 이 나에게
그 이쁘고 또랑한 눈동자들로 나에게 대화를 걸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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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멈추지는 않겠지. 나는 아직도 초보엄마이고
문학과의 여전한 금슬과, 달디 단 신혼의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서로에게 배워가고 익혀가는 입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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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한말이 있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다 알지 못한 자에게만이
정말 도취해서 사랑할 수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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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렇구나 수긍을 하겠지만 또한은
지금 내가 가진 환상속에
"설마 내가 사랑하는 이유가 겨우 그런 것 하나때문이겠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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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나에게는 또 사랑을 주어야 할 것이 생겼다.
구태여 이곳 뿐만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정말 요 며칠간
열의와 활기로 열병자같은 날을 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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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안남은 개학 속에 이 설레는 초심을
꼭기억하길 바라는 내 다짐으로써의 일기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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