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지나 손 끝은
찬 모래가 걸리는
색 짙은 거리를
찰랑거리며 지나갈 즈음,
밤이 어느정도 짙은 빛을 익히던 오후의 그 하늘색에 어울리는 것은
옆 얼굴을 스치던 맑은 햇빛.
인간의 부끄러운 금색이야 누런것이 부끄러울따만,
그 많은 세상의 돌기들의 옆얼굴을 부드럽게 깍는 그 이,
노을이 아니더라도 나는
나는 그에게 먹혀 하나의 음영이고 팠다.
세상의 돌기로 음울를 떠돌던 심심한 나를 울리는 것은
옆얼굴에 부드러운 갈색의 그림자를 그려넣는 그 이.
모난 나를 깍아오던 그의
문득 따뜻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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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고 해야할지 수필이라고 해야할지 사실 조금 모호했어요.
저는 하늘을 보고 자주 경탄에 빠지는 나사빠진 사람이라
오늘 약간 짙어서 선면한 하늘색에 그 레몬빛 주황, 실같은 금색...
세상 모든 이름의 나열을 부끄럽게 하는 그 순수한 빛을 보며
비 온뒤에 햇빛마저 먼지를 씻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오늘 가을 찬비가 내려서 손끝에 모래가 걸리는 듯한 짜르르한 냉기가
떠나지를 않어서 영 신경이 쓰였는데,
그토록 아름다운 색을 보니,
머리카락이 갈색으로,
노란 은행나무잎이 번쩍이는것이,
가슴이 두방망이 치는 것이....!
저는 세상의 돌기로 나와,
때때로
나의 유용성을 의심하며 외롭게 풍화되는
바위인 듯 했는데...
이것이 나을 돌리는 자연이라면 나는
먼지가 되어 티끌이 되어
바다의 물결위에 놓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 그런 날이었습니다.
雪<ゆき>